히로코가 이츠키와 닮았기 때문에 이츠키(남)가 히로코에게 반한 것이라는, 단순히 이를 위해서라면 제법 거추장스러운 설정일 1인 2역의 의미는 이보다 넓다.
마치 거울처럼, 자신과 똑 닮은 히로코에 의해 이츠키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추적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이츠키는 알지 못했었던 과거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동명이인이라는 소재 역시 초반부의 미스테리를 만들어내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동명이인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풀어내는 풋풋함 넘치는 학창 시절의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주제가 제법 진하게 배여 있는 <러브레터>의 분위기를 어둡지 않게 만드는 하나의 발랄한 순간이다.
눈을 흩뿌린 듯한 뽀얀 자연광의 포근한 감성이 좋다. 이츠키(남)의 죽음, 이츠키의 아버지의 죽음 등 무거운 소재가 등장함에도 아름다운 음악과 낭만 넘치는 촬영이 반갑다.
나카야마 미호의 아련한 연기도 훌륭하다. 설원을 바라보며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씬이 기억에 남음은 물론, 알지 못했던 과거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엔딩의 아련함이 가장 마음을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