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작은 토킹 헤즈의 공연실황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콘서트를 개최했다는 것이다.
본작은 영화가 끝나기 직전에, 정확히는 콘서트가 끝나기 직전이 되어서야 카메라를 반대로 돌려 관중들을 비춰준다. 그러니까 영화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그곳의 관중의 존재는 배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단순한 관객으로 이 영화를 시청하지 않는다. 마치 그들의 콘서트를 관중이 된 듯한 심정으로 경험한다. 어딘가에서 그곳에 온 관중들을 위해 공연하는 토킹 헤즈의 모습을 외부 제3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곳의 관중이 되어 우리를 위해 공연해주는 토킹 헤즈의 무대를 즐기는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 그곳에 있었던 관중들보다 우리 관객들이 더 특별한 vip석에서 공연을 본 것일지도 모른다. 플래시백, 점프컷 등 ‘시간 편집’을 쓰지 않고, 리얼타임으로 영화를 진행하면서, 1열의 관중보다도 더 가까웠을 카메라의 시선으로 공연을 체험하게 한다. 지나친 개입은 피하면서도 영화적인 카메라 워킹은 이 작품을 단순한 기록물의 영역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관객을 현장으로 불러들이는 VR 같은 현장감을 부여한다.
놀라운 것은, 지나칠 정도로 강렬함에도 불구하고 악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해한 광기의 무아지경. 생의 존재가치를 말하는 듯한 순간들이 이어진다. 만약 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이런 작품은 글로 쓰는 것이 무의미하다. 아니, 가능하지도 않아 보인다. 댄스어롱 상영회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영화가 있을까. 이 영화가 다시 상영된다는 것은, 이들의 콘서트가 수십, 수백 곳의 극장에서 다시 실시간으로 공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