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전쟁영화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영감을 받았을 것 같은 오마하 상륙 시퀀스의 매끈한 완성도도 갖추고 있으며 내러티브적으로도 볼 만한 것이 있음에도 이 영화는 무언가 다른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만 같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인물 중심적이다.
영화의 원제는 '지옥의 영웅들'이 아닌 'the big red one'. 즉 미국 1보병사단을 의미하는 제목이다. 원제가 이 영화의 방향성을 의미하는 듯 하다. <지옥의 영웅들>은 전쟁의 경과보다, 전투의 향방보다, 1보병사단과 그 속의 인물들에게 관심이 있는 영화다. 전쟁이란 사건에 걸려 있는 여러 인간들을 이 영화는 주목한다. 임신한 여성은 탱크의 안에서 출산을 하게 되며, 실수한 명사수 그리프에게 파섬 병장은 "우린 (동물을) 죽이는 거지, 살인하는 게 아냐" 라며 위로를 건넨다.
<지옥의 영웅들>은 전장보다는 전시에 여러 공간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자, 충돌의 순간보다는 충돌 그 이후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왕도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흘러가는 모습에는 샘 페킨파를 연상케 하는 광기도 들어있다. 종전한 직후 이를 몰랐던 파섬 병장이 항복한 독일 병사를 죽였던 1차 대전이, 역사는 반복되듯 종전 4시간 후 다시 독일 병사를 2차대전에서 죽일 뻔 하였지만 이번에는 그 목숨을 살리게 된다. 인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이 영화는 두 번의 전쟁에도 인류는 전진할 수 있음을 엔딩에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