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모던하다. 해적과 같은 소재가 등장함에도 우화처럼 코미디로 기능하고, 애니메이션의 판타지성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끌어다 쓴다. 현실의 계산법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끝내 설득에 성공하는 방식. 이 영화는 스스로가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다.
본작의 이야기, 플롯은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이다. 특히 시타가 놓이는 무대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붙잡혀 간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지고, 지상에서도 조금 더 낮은 철로를 지나 지하 광산으로까지 향한다. 광산에서 다시 지상으로 붙잡혀 가고, 구조돼 하늘을 날아 마침내 하늘의 성으로 향한다. 그것이 마지막인가 하던 차 반란과 파괴가 일어나고, 다시금 시타는 공간의 정점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나 이번엔 시작과 다르다. 땅에 내던져지는 추락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비행으로 마무리된다. 떨어지는 인간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인간으로. 추락과 비행 사이의 차이가 곧 성장의 증거다.
악역이 두 갈래, 정확히는 세 갈래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리고 그 중 한 편과 주인공 일행이 연합하게 된다는 설정 역시 그렇다. 만약 이것이 실사 영화였다면 이이제이라는 냉정한 전략으로 묘사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것을 모험이라는 테마 아래 낭만적으로 녹여낸다. 손익을 계산한 공조가 아니라, 순수하게 도움을 청하고 응답하는 형태로. 그 연합이 억지스럽지 않은 이유는 또 다른 주인공 파즈의 서사 덕분일 것이다. 그의 모험은 평생 고대해온 비행을 최초로 실현하는 자아의 완성이자, 돌아가신 아버지의 미결된 여정을 이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주인공을 두 명으로 세웠을 때 각자의 서사를 어떻게 교차시키고, 어떻게 하나의 결말로 수렴시킬 것인가. 이 영화는 그 모범에 가깝다.
영화를 보며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만이었는지 모르겠다. 거의 완전하다고 평하고 싶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안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5년여 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를 이렇게 보지 못했다. 점점 영화를 한 번 보고 평하는 일이 두려워진다.
2026.1.31 메가박스 재개봉 수원스타필드 재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