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모두의 귀에 익을 그 유명한 음악과 함께,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가득 채우는 산맥의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이런 순간이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지 않을까 느낄 정도로, 압도적인 박력과 스케일의 오프닝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90년대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제작비는 어마어마해졌고, CG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터미네이터 2>, <브레이브하트>, <타이타닉>, <쥬라기 공원> 등. 이 시기 블록버스터들은 전설을 만들고야 말겠다라는 감독들의 야심과 다짐이 느껴지는 것 같다. 고전의 정서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마지막 시기, 아직 이 땅에 닿아 있는 마지막 블록버스터의 시기였다. 실제로 2000년대부터의 블록버스터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갔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아바타>와 수많은 슈퍼히어로 영화 등. CG의 압도적인 발전으로 더이상 지구의 대지는 영화 속의 가장 스펙터클한 배경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만 같다. CG가 로케이션을 초월하기 이전, 90년대의 블록버스터들이 멋지다.
오프닝의 스펙터클이 한 차례 끝나고 난 뒤 두 번째 스펙터클의 구도가 오프닝의 구도와 같다는 것이 흥미롭다. 똑같은 케이블에, 오프닝엔 인간이 묶였다가 떨어지지만 이번엔 돈가방이 묶였다 떨어진다. 규모 면에선 오프닝보다 거대해졌다. 비행기에서 비행기로 옮겨 가는 장면, 비행기가 폭발하는 장면. 1993년작을 생각하면 더욱 놀랍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 흥미로운 소재가 제시된다. '조난을 당한 빌런들'. 그들은 주인공 팀에게 구조 신호를 보낸다. 산을 잘 아는 주인공 팀과 산을 잘 모르는 빌런 팀. 본색을 드러내 그들을 가방을 찾는 안내자로 사용하려는 빌런들과, 그들에게서 탈출하려는 주인공 팀이 벌이는 각축전이 내내 흥미롭다. 횡의 시네마스코프와 종의 산맥이라는 조합은, 화면에 낭비가 없으며 모든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그야말로 풍성한 오락.
다만 드라마적 부분이 아쉽다. 주인공은 오프닝에서 사라를 구출하지 못했다는 것에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라의 연인이었던 '할'과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이다. 다만 영화는 그 두 가지를 처음에 강력하게 제시하면서도, 드라마가 진행되는 중 그것을 충실히 다루지 못하고 거의 내팽겨치듯 한다. 당황스러울 정도의 내버림이 아쉽다.
드라마의 아쉬움이 분명히 있지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들이 영감을 받았을 최후반부 '헬기 액션' 장면 등 본작의 대단한 액션 장면들은 여전히 깊은 인상을 준다. 구출과 동시에 쓸데없는 사담 없이 쿨하게 엔딩을 선언하는 영화의 태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