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빌런, 주인공들의 갈등, 착한 바보 등 익숙한 형태의 전개다. 주디가 설마 희생을 하는 것일까 서스펜스를 마들다가도 전체이용가에서 그럴 일 없다는 듯 다시 유머로 뒤집는 디즈니의 방향성 역시 익숙하지만 그만큼 신뢰감을 준다. 이 영화에는 불편한 부분이 없는 것이다. 정색하고 본다면 맹렬한 논쟁이 될 수 있는 소재를 가졌지만 장르적 안정감 아래, 그리고 사랑스러운 세계관과 캐릭터 디자인 안에 그 소재를 날카롭지 않게 실어낸다.
본작이 흥미로운 지점을 만드는 건 ‘온기’라는 소재다. 파충류에게 필요한 것은 온기다. 온기는 함께 있어야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이 시리즈는 2편에 들어 '같이'의 가치를 보다 역설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요지경 세상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말하던 닉과 행동해야 한다는 주디가 갈등하다가 '세상은 절대 혼자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의 약한 점을 고백하며 다시 화해하는 이야기. 그렇기에 주디와 닉이 동료의 관계였던 전작보다, 동료 그 이상의 깊은 관계로 확장하는 이야기 역시 자연스레 어울린다.
주디와 닉이 속사포 대사들을 뱉어내며 화해하는 순간은 정색하고 본다면 인물 간의 관계를 해결하는 데 있어 상당히 기능적으로 만들어진 순간이지만 둘의 캐릭터성 덕분에 그마저도 매력으로 승화된다. 어쩌면 이 시리즈는 이제 계속해서 신작이 나오더라도 실패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 IP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특이한 일을 벌이든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경지에 이르렀다. 세계관 또한 그렇다. 본작에서 등장한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족속은 시리즈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주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궁금해지게 만든다. 결국 영화의 제목이 주디&닉이 아니라 '주토피아'인 까닭.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인물이 아니라 공간이다. <아바타> 시리즈의 주인공이 제이크 설리가 아니라 판도라 행성인 것과 같다. 무에서 출발해 IP를 대중들에게 납득시킨 전작에게 많은 빚을 질 수밖에 없는 본작이지만 본작도 역시, 자신이 지닌 무기의 새로운 면모를 충분히 설득시켰다는 것에 큰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