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화>의 여자들은 때론 탐욕스러운 모습이고 때로는 순수한 생존의 전쟁을 펼치기도 한다. 존재감을 어필하기 위한 싸움, 후배의 '프로페셔널하지 못함'을 비판하는 무리의 에이스, 소홍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신사를 만나는 것이 모든 유녀들의 꿈이다.
반면 그녀들의 '목표'인 <해상화>의 남자들은 그곳에서 순수한 사랑을 바란다. 경제적 부를 차치한다면 그들은 너무나도 어리숙하고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들은 걱정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고 있지 않은가. 부가 있는 자들에게 인생은 꽃밭이지만 부가 없는 자들에겐 인생은 진창이다.
<해상화>는 느리고 환각적이며 몽롱하다. 고혹적이면서 위험한 향기가 나고 우아한 동시에 위태롭다. 허우 샤오시엔은 본작에서 염탐에 가까운 시선으로 인물들을 관찰한다. 눈으로 보기에 강렬한 신체적 액션들은 없지만 아슬아슬하고도 미묘한 설전들의 파도가 일 때 허오 샤오시엔은 잔잔한 시냇가의 물결처럼 객관적인 것들을 보여줄 뿐 함께 흥분하지 않는다.
본작은 매 숏마다의 길이가 대단히 긴 롱테이크들로 이루어져 있다. 감독들이 롱테이크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본작은 '정적'을 포착하기 위해 롱테이크를 사용한 것으로 느껴진다. 본작의 핵심은 대화와 대화 사이에 흐르는 '정적'이다. 인물 간의 관계를 감지하는 방법은 '대화'보단 '대화 사이의 정적'을 살피는 것일 수도 있다.
리마스터링된 작품 기준으로, 컬러그레이딩의 탓인지 노란 색감이 눈에 띈다. 또한 시대극답게 분위기있는 세트와 의상, 소품들의 사용이 공간에 빠져들게 하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