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구아다니노는 결국 성장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특히나 <아이 엠 러브>와 같은 영화에서도 서사는 욕망이라는 관념을 축으로 해 맹렬하게 달려가지만 한편으론 한 인물의 내면적이고 외면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형태를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콜바넴> 역시 주인공인 엘리오의 외면과 내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올리버와 다르게 아직 온전히 자신을 알지 못했으며 이로 인한 엘리오의 외적인 혼란을 그려내는 장면이 눈에 띄며, 미성년인 엘리오에게 다가가는 동시에 몇 걸음 조심스럽게 물러나는 올리버의 배회의 과정을 보여주는 전개도 훌륭하다.
마냥 보기 좋은, 감상적이고 예쁜 장면들만 보여주려는 듯 해 조금 거부감이 있었다. 게다가 다들 모난 데 없이 그저 잘난 사람들만 등장하다보니 처음엔 뭐 이건 부르주아들의 BL 판타지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소재를 단지 특정인들을 위한 프로파간다로서 사용하려 하지 않고, 주인공의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해 인상적인 여운을 남기는 능력은 인정할 만 하다.
여담으로 이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된 나로서, 아미 해머의 사생활이 자꾸만 생각나 더욱 가증스러운 순간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