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앤 올>은 적어도 4가지의 장르가 혼합된 영화처럼 보인다. 말만 들어도 '공포'스런 식인을 하는 두 주인공의 '멜로' 영화인 동시에, 본성을 찾아가는 '로드 무비'를 통한 '성장' 영화이기 때문이다. 루카 구아다니노는 상대적으로 고전적인 연출에 특화되어 있는 감독이라 생각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쉽게 흥미를 자극시킬수 있는 '종에 대한 피상적 탐구' 대신 영화는 존재에 대한 고뇌와 고찰에 귀 기울인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식인을 해야 하며,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삶을 망쳐야 한다. 사랑을 받기 어려운 존재이며, 가족이란 평범한 삶을 꿈꾸기도 힘든 존재들이다. 거부할 수 없는 본성 앞에 나약한 인간을 한편 보게 된다.
특히 주인공의 어머니를 만날 때는 루카 구아다니노의 천재성이 폭발하는 것만 같다. 본능을 막기 위해 스스로 두 팔을 자른 매런의 어머니, 그녀가 있는 그곳 정신병원을 짓누르는 공기, 이내 폭발하는 소름끼치는 순간.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동감하는 그들의 슬픔. 이 짧은 시간 나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봤다. 어느 감독이 이 감정들을 공존시킬 수 있을지.
이 영화에서의 마크 라이런스가 보여준, 그 미묘하게 역겨운 연기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사랑을 모르는 피터팬을 연기해 때론 순진하고 때론 기괴한 모습을 자유롭게 보여준다. 그는 이 영화에서 거의 신이 들렸다. 한편 그 곯은 몸으로 섹시함을 풍기는 티모시 샬라메 역시 놀라울 정도다. 현 시점에서 그는 대체 불가능이다.
한편 양식적인 플래시백은 영화의 옥의 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다 치열하게 조립할 수 있었을 캐릭터의 서사를 다소 일률적인 방식으로 처리한 듯한 느낌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영화가 끝까지 소재들의 특징을 잃지 않고, 충돌되는 아이러니를 관객에게 관철시키는 엔딩은 놀랍다. 마치 "날 사랑하니 날 먹어줘."라는, 이 아이러니 가득한 말을 위해 지금까지 영화가 달려온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