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 · 클린트 이스트우드 · 미국
🏆 아카데미 작품상🏆 아카데미 감독상🏆 아카데미 남우조연상후보 · 아카데미 남우주연상후보 · 아카데미 촬영상후보 ·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후보 · 골든글로브 작품상
용서받지 못한 자 포스터
130분 · 서부 · 15세 이상 ·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진 해크먼, 모건 프리먼, Jaimz Woolvett · 음악 Lennie Niehaus · 촬영 Jack N. 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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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총잡이 빌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내 없이 자식들과 돼지를 키우며 어렵게 산다. 어느 날 두 총잡이가 창녀의 얼굴을 흉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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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인공이었던 신화의 문을 스스로 닫는 이스트우드

<용서받지 못한 자>는 구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체념의 이야기다.

여자든 아이든 가리지 않고 죽이고 열차 강도까지 벌였던 이력의 사내, 윌리엄 머니는 그 과거를 자식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죽은 아내가 그를 교화시켰다. 술을 끊었고, 신경질이 나면 말을 때리고 다니던 버릇도 버렸으며, '공짜'라도 창녀와 하룻밤을 보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잔인했던 과거는 죄책감이 되어 그를 따라다니고, 총 솜씨도 함께 죽어버렸다. 권총으로 표적을 겨눠 봐도 한 발도 맞지 않는다.

그 쇠락에는 맥락이 있다. 간편하게 선악을 가르던 전통적인 서부극의 안티테제로 '스파게티 웨스턴'을 위시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물결이 있었고, 그 한복판에 있던 인물이 다름 아닌 본작의 감독이자 주연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그래서 윌리엄 머니의 과거는 단 한 번도 플래시백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그의 과거는 이미 (<석양의 무법자>의) 블론디로 관객의 눈에 새겨져 있으니까. 그러나 지금의 윌리엄 머니는 더 이상 블론디가 아니다. 돼지를 잡으려다 흙바닥에 처박히고, 말에 오르는 시도는 한 번에 성공하는 법이 없다. 동료 네드는 그런 그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폭력과 살인을 오락처럼 소비했던 그 수정주의 서부극에 대한 안티테제의 자리에 본작이 있다. 안티테제의 안티테제. 아이러니하게도 각자의 프로필을 따져보면 극중 가장 지독한 악인은 다름 아닌 이 윌리엄 머니일 것이다. 실제로 그가 악당 중 한 명인 데이비에게 입힌 치명상조차, 여느 빌런의 죽음이 주는 통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 아이러니를 두 인물이 더 뒷받침한다. 먼저 올드보이를 대표하는 '잉글리쉬 밥'이다. 영국인으로서 왕을 찬양하고 대통령을 욕하며, 미국에 살면서 미국을 흉본다. 그러나 그는 구역의 보안관 리틀 빌에게 호되게 얻어맞고 심리전에서도 완패하며 결국 추방당한다. 여전히 나는 새도 맞힐 실력은 있지만, 그의 에너지는 이제 주류 세대의 것과 너무도 다르다. 그에게 남은 것은 명성이라는 자존심뿐, 그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작가 보샹이 곁을 지킬 뿐이다. 그러나 그 마지막 자존심마저 빌, 즉 주류 세대에 의해 처참히 발가벗겨진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었고 비겁하게 살인했다는 진실이 드러나며 밥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그를 추종하던 보샹은 이제 이 시대의 강자 리틀 빌 곁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편 자라나는 새싹 같은 인물 키드가 있다. 치기 어리고 저돌적이지만 관객이 봐도 실력은 형편없고, 소형견이 되레 시끄럽게 짖듯 예민하게 굴 뿐 밑천은 금세 드러난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 무게를 체감하는 순간, 주저앉아 운다. 한 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 없었다고 고백하며 포기한다. 이제 사람을 안 죽일 것이며 돈도 다 필요 없다고, 나는 당신 윌과 다르다고. 악을 지향했으나 정작 악을 견딜 수 없었던 인물이다.

늙은이의 신화는 말로 벗겨지고, 젊은이의 신화는 제 손으로 깨진다. 반면 윌리엄은 선으로 살려고 했지만, 과거라는 악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리틀 빌에게 붙잡힌 네드가 끝내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이 그를 돌려세운다. 아내가 끊게 했던 술을 그는 다시 입에 댄다. 그는 회개를 스스로 포기하고, 스스로 악의 화신이자 죽음의 현신이 된다. 표적 하나 맞히지 못하던 총구가 이제는 빗나가는 법이 없다. 살롱에 들어선 그는 모두를 죽인다. 리틀 빌의 일당들은 그에게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이 순간 그는 인간이 아니라 죽음 그 자체이므로. 총에 맞아 쓰러진 리틀 빌은 죽어가면서도 자신이 짓던 집 이야기를 꺼내며 이런 죽음은 억울하다고 항변하지만, 윌리엄은 그 말에 아무런 무게도 실어주지 않는다.

보샹이 이 전설 같은 순간을 기록하겠다고 묻는다. 그러나 윌리엄은 시니컬하게 답한다. 자신은 그저 늘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그리고 마을을 등지며 소리친다. 여자든 아이든 가리지 않고 죽여왔다고. 자식들에게조차 숨겨왔던 그 정체를, 이제 스스로 외친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폭력을 오락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폭력을 찬미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서부극 3 · 결산」 지도›「서부극 4 · 그 뒤」 지도›「구로사와에서 이스트우드로」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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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정의를 다룬 영화가 궁금해6편›
와이오밍이 배경인 영화가 궁금해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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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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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곽이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19편›
보안관이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4편›
총잡이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5편›
현상금 사냥꾼이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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