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 포드는 할리우드의 세 우주에서 춤추고 있다. 데커드, 한 솔로,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로. 해리슨 포드라는 인물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매번 아쉽게만 느껴진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그의 육신이 팬들을 눈물짓게 했으리라. 더욱이 옆집의 젊은이들에게 괄시를 당하는 그의 모습은 사뭇 낯선 모습이다. 승전 시기의 somebody가 패전 시기의 nobody로.
분명 해리슨 포드는 본작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최종장이라 언급했지만, 본작을 보고 있노라면 높으신 분들은 해리슨 포드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듯 느껴진다. 여든이 된 주인공 배우의 나이에, 극중으로도 일흔이 된 존스 박사이지만 그는 여전히 극중 어떤 인물보다도 날쌔 보인다. 또 여전히 극중 수많은 이들보다 강해 보인다.
인물의 위치와 시대를 변화시켰다면 주인공의 능력치도 그와 제법 어울리게 변화시켰어야 했을 것이다. 본작의 존스 박사가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윌리엄 머니 같았으면 어땠을까. <수색자>의 이든 같았으면 어땠을까. 백발의 이 노인은 여전히 40여년 전의 레이더스처럼 느껴진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주름살이 깊어진 배우 자체의 달라진 외형만으로 우리는 흘러간 시간을 간신히 체감할 뿐이다. 참으로 부정적인 의미에서, 본작 속 인디아나 존스는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설득력 있게 속도감을 제공해줄 수 있는 카체이싱 씬은 흔하고 뻔한 할리우드식 형태에 인디아나 존스 프랜차이즈 스킨을 덮은 꼴일 뿐이다. 종국에 이르러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우주로 날아가듯 시공간을 초월해 버린다. 기어이 sf가 된 시리즈의 끝은 어디일까. 이젠 그를 그만 보내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