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맞다면) 최면에 의한 살인자들은 모두, 흔히 말해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 위치의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교사, 의사, 경찰같은.
우리는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인물들에 있어 그들의 직업과 그들의 인격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좋은 직업을 가진 이들은 선한 사람일 것이라는 관념을 갖게 된다.
허나 인간에게는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나 폭력성이 축적되고 내재되어 있으며 우리는 이를 의식하지 못하거나 억누르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영화는 이를 다분히 장르적인 소재인 최면을 통해 내재된 인간의 폭력성을 ignite 하게 되는데, 의미적으로 영화의 빌런은 인간이 자신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순간을 시각화한 형태로 보이게 된다.
영화의 주제는 엔딩까지 이어지는데, 누구에게나 폭력성은 내재되어 있고 언제나 발현될 수도 있으며, 시선을 한 발짝 떼어서 보면 평범한 일상으로 지나갈 순간이지만 영화의 주제를 마주한 이후엔 의미심장하게 스쳐가는 순간으로 보여지게 된다.
장르적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점프스퀘어로 도배된 호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갑툭튀 연출은 surprise이지만 horror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포는 시끄러운 사운드와 이미지에 순간 배치가 아닌, 묵직하게 스산한 기운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샤이닝> 이후 오랜만에 이런 느낌을 받아서 굉장했는데, 자극적인 이미지나 소리로 점철되지 않았으면서도 영화의 기저에 깔린 기이한 분위기는 분명 보다 생명력이 긴 작법일 것이고 완성도 높은 연출일 것이다.
일말의 탈출구조차 보여지지 않는 듯한 영화의 전개는 그렇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