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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간 청부살인을 해 온 60대 킬러 조각은 회사 안에서도 한물간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자신을 오래 지켜봐 온 젊은 킬러 투우가 새 동료로 들어오면서 익숙했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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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와 자승자박
고난과 고난을 겪은 주인공이 스승에게 이름을 부여받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순간을 비추며 등장하는 오프닝 타이틀 롤까지의 일련의 프롤로그가 굉장히 섹시하다. 비할 바는 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야심으로 이글대던 데이빗 핀처의 초기작을 연상케 했다. 다만 그 프롤로그가 본작의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는 것을 영화의 마지막까지 본 이후 알아챘을 때 그 실망감이 컸다. 점점 내려가는 영화가 있고 점점 올라가는 영화가 있다면 아무래도 평가를 하는 부분에 있어선 후자의 경우에 더 마음이 갈 테다.
우선 기술적으로 본작의 대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큰 불편함이었다. 특정 배우의 발성 문제가 아니라 모든 배우의 대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기에 음향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거라 추측하고 있다. 관람 이후 여러 후기들을 읽어보니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더라.
또한 본작은 나이 든 주인공을 설정한 까닭이 없다. 물론 분명 영화의 초반, 영화는 주인공이 '노인'임을 강조한다. 버거운 체력, 떨리는 손, 구식의 방식을 고집. 때문에 젊은 사람에게 핀잔은 듣는. 그러나 그렇게 시간을 할애해 설명한 것들이 무색하게 영화가 진행될수록 '노인', '나이 듦'이란 소재가 이야기에 녹아 있지 못한다. 주인공의 백발이 아니었다면 주인공이 나이 든 사람이었다는 것을 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분명 본작은 이야기의 초반 '노인'과 '나이 듦'이 이야기의 중요한 맥이 될 거라 선포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 본작에서 '세월에 무너지는 주인공'이 등장하는가? 본작에서 '자신의 시대와 다른 시대에 혼란을 겪는 주인공'이 등장하는가? 간헐적으로 숙제를 처리하듯 장면 장면들에 그러한 이슈를 첨부할 뿐이다. <파과>는 스스로 분열한다.
본작의 가장 굵직한 이야기는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다. 감정을 배제한 채 냉정함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그 세계 안의 모든 인물들은 감정이 개입된 탓에 벌인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과거로 자주 거슬러 가는 편집이 다소 산만했지만, 인간은 과거와 감정에 종속되는 존재일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설하는 의도로서 인상적인 면이 있었다.
상당한 제작비 때문에 부득불 심의를 맞추기 위해 칼질한 선택이 이해되면서도 아쉽다. 본작의 정수는 '청불'에 있다 생각되는데 부분부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선을 지킨 듯한 인상이 든 까닭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행한 편집 때문이었으리라. 때문에 본작이 액션에 상당한 비중을 들인 작품임에도 액션보다 드라마에 더 흥미로움이 있음은 아쉽다. 하여튼 후반부의 액션은 상당히 의아한 측면이 있었다. 잭 스패로우를 연상케 하는 액션이나 지나치게 길어지는 육탄전이 지나치게 처절한 감이 있기도 하지만, 그 시퀀스 통째로 지금까지의 질주와 사뭇 어울리지 않는 동떨어진 감이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일대다의 액션은 한 번 등장했었지만, 대부분 이제까지의 액션들과 마찬가지로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었기에 영화의 톤을 해치진 않았다. 마지막의 장면이 의아한 점은 일대다의 액션일 뿐 아니라 탁 트인 공간 즉 지금까지의 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뜸 등장하여 위화감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영화의 톤은 저렴해지는 악영향을 주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15세로 내렸음에도 흥행이 크게 성공적이지 않은 현재에 와선 오히려 청불의 연출을 밀어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담으로 영화가 시작하고서도 관의 불이 꺼지지 않길래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참다 못한 관객 한 명이 밖으로 나가 이를 알렸고 이내 드리미 한 분이 오셔 수동 장치를 이용해 불을 꺼 사고임이 밝혀졌지만, 연령제한고지가 등장할 때부터 계속해서 불이 켜져 있길래 이게 본작의 의도인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던. 그래도 제법 영화를 (극장에서) 많이 본 축에 속한다 생각했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