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정원The Friends

1994 · 소마이 신지 · 일본
여름정원 포스터
113분 · 드라마 · 12세 이상 · 출연 三国連太郎, Naoki Sakata, Yasutaka Oh, Ken'ichi Makino · 음악 Izumi Sakai · 촬영 篠田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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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방학, 죽음이 궁금해진 세 소년은 외딴 집에 홀로 사는 괴짜 노인을 관찰한다. 노인의 마실을 따라나서고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아이들은 점점 노인과 가까워진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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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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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엿본 가장 순수한 시선이 길어 올린 삶의 경이

소마이 신지의 영화를 보다 보면 아주 뜬금없게도 자크 타티의 영화들이 떠오른다. 얼핏 보기엔 아이들을 소재로 다루어 쉽고 평이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그들의 영화에는 여느 감독들이 채 다다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놀라운 통찰이 담겨 있다. 참으로 소마이 신지는 '어른의 시선에서 본 아이들'이 아니라, 그들과 동등한 눈높이인 '아이의 시선에서 본 아이들'을 이루어 내는 감독이다. 병원 내부를 '탐험'하는 키야마의 시점만 봐도 그렇다. 영화를 보는 우리 성인의 시선에서는 별것 아닌 공간이지만, 아이에게 미지의 공간은 무섭게만 느껴진다. 또한, 할아버지를 뒤쫓는 아이들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쓸데없는 일을 '프로젝트'처럼 행한다. 자신들이 무언가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나를 포함한 누구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러지 않았던가. 대단한 프로젝트를 하는 양 의기양양한 그들의 모습은 관객을 내내 웃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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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 삼총사 중 야마시타의 할머니가 돌아가신다. 아이들은 어른의 시선에서는 다소 뜨악스러운 "장례식은 어땠냐"는 질문을 서슴없이 건네지만, 그들은 그러한 가림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인지한 아이들은 동네에 홀로 사는 할아버지가 죽는 순간을 우리가 최초로 발견하자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세운다. 이 또한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발상이다. 이 기묘한 프로젝트는, 정색하고 본다면 이 영화가 벌이는 죽음과 순수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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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가장 가까운 자와 죽음이 가장 먼 자들 간의 기묘한 우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존재일 것이고, '노인'은 가장 순수함이 바랜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노인에게 왜 순수했던 시절이 없었겠는가. 야마시타의 할머니 장례식 이야기를 하던 카와베는 죽음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며, 죽는다는 게 뭔지 궁금하다며 다리 난간 위를 걸어본다. 이러면 죽음의 공포가 나에게 찾아올까 싶어서다. 순간 겁을 먹은 카와베는 실금하고 만다. 어쩌면 이것이 카와베에게, 그리고 순수의 대리인인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관념이 처음으로 다가온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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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할아버지는 과거 전쟁에서 우발적으로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음과 동시에, 다시는 순수를 회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의 약혼자를 평생 다시 만나지 않았다. 그에게 고향에 있는 약혼자는 잃어버린 '순수'의 상징이었으리라. 영화의 후반부, 할아버지는 그때의 약혼자, 아니 자신의 잃어버린 순수를 다시 응시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가 과연 그녀를 만났을지 영화는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그 장면 바로 뒤로, 영화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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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순수와 죽음은 가깝고도 먼 관계일 것이다. 감독은 두 가지 길을 제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할아버지가 약혼자를 만났다면, 순수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회복되는 '화해'의 형태였으리라. 만남이 없었다면, 순수는 끝내 손 닿을 수 없는 지점으로 남아 죽음은 곧 순수와의 영원한 단절을 의미하게 될 테다. 결국 이 영화에서 순수와 죽음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죽음 앞에 섰을 때 비로소 순수의 가치를 응시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순수는 죽음이라는 한계 속에서만 온전히 그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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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주인을 잃은 폐허의 우물에서 수많은 나비가 '태어난다'. 마치 한 생명의 죽음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생명의 탄생을 예비하는 듯하다. <여름정원>은 생과 사에 대한 깊은 탐구이자, 한 개인을 넘어선 우리 모두의 성장 영화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동아시아 청춘」 지도›「어른들이 못 본 척한 것을 아이들은 본다」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2편›
소재
정원이 나오는 영화3편›
노년을 다룬 영화가 좋았어27편›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가 좋았어27편›
성장 영화를 더 보고 싶어48편›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66편›
죽음을 다룬 영화를 더 보고 싶어90편›
음악·촬영
촬영 · 篠田昇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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