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Mirror

1975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 소비에트
거울 포스터
107분 · 드라마 · 역사 · 출연 Маргарита Терехова, Игнат Данильцев, Лариса Тарковская, Алла Демидова · 음악 Эдуард Артемьев · 촬영 Георгий Рербер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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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 러시아의 어느 시골 마을. 한 여인이 통나무 울타리 위에 앉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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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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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바치는, 동시에 영화에게 바치는 가장 개인적인 걸작

이 영화는 분명 타르코프스키(이하 탈콥)의 개인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내러티브는 전무하다고 보이고, 이에 관심도 없어 보인다. 또한 나는 영화의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연결한 능력도 없다.

탈콥의 생애에 대해선 가볍게 알고 있지만, 영화의 설정은 탈콥의 개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버지는 집을 오랜 시간 비우고, 어머니는 인쇄소의 교정공의 직업을 갖고 있다. 탈콥의 인생과 비슷하다.

나의 영화적 식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수도,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지만, 과연 어떤 영화를 장면 장면에 논리적 인과를 100% 맞춰가며 '이해하는 것'이 모든 영화의 감상법의 정답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봤을 때 특히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영화엔 수동적으로 감상해야 할 영화가 있고, 능동적으로 의미를 찾아가야 할 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내러티브 속의 논리를 맞춰가는 영화도 있으며,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를 느끼는 영화도 있다고 생각한다.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꿈을 영상화한 영화라면, <거울>은 기억이라는 행위를 영상화시킨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선 20세기의 <멀홀랜드 드라이브>같기도 하다. 반대로가 맞는 말이겠지만.

집 안에 비가 내리는, <솔라리스>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세수 장면이 있다. <솔라리스>에서 구현해냈던 '기억'의 이미지적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탈콥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의 일부인 독소전쟁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기다림과 결부돼 파생되는 전쟁의 기억. 전쟁 시퀀스는 이를 나타낸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기억에서 파생의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그와 함께 갔었던 곳을 생각하게 됐고 그와 함께 있었던 시간들을 생각하곤 했다.

영화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 주변에 붙어 있는 주변 것들에 대한 기억(같은 것)으로 모여져 있다.

영화를 보다 보니 궁금해졌다. 굳이 왜 1인 2역을? 굳이 왜 흑백과 컬러로 나눈 시제를 반대로?

글쎄, 그리움의 '반복'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따라서 이 영화에서 아 흑백은 과거! 컬러는 현재! 로 고정시키는 '<메멘토>적 처리 방법'은 무의미해 보인다.

주인공 알렉세이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그리움을 경험했다. 그의 아들 이그나트 역시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한다. 아버지의 부재, 감독에게도 영화 속 인물에게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우리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나타내는 듯한 움직임을 나는 알렉세이의 얼굴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 카메라의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짐작했다.

(보여준 적이 있었나? 한번이라도? 잘 기억은 안난다.)

우리가 기억을 더듬어 보다 보면 그 당시 내가 꾸었던 꿈이 기억나 그것이 당시의 현실이었는지 헷갈리기도 하며, 오래된 기억은 사실의 왜곡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거울이라는 모티브도 그렇다. 거울은 왜곡이 있다.

어머니가 머리를 감을 때의 그 호러틱한 분위기, 이그나트가 집에 있을 때의 환상. 이를 거울의 왜곡, 기억의 왜곡으로 생각하면 얼추 그럴듯해 보인다.

우리가 꾸는 꿈은 보통 '무의식 속 기억'과 결부되곤 한다. 영화에서 거울이라는 도구는 '무의식 속 기억'을 보여주는 '꿈'을 대신하는 수단처럼 보인다.

주인공 남자는 꿈을 꾼다고 한다. 기억에 관한 꿈이다.

"난 한가지 같은 꿈을 꿔, 매우 규칙적으로. 나를 할아버지 집이 있던 그 소중한 장소로 데려가는 거야. 내 맘에 강렬하게 각인된 장소. 풀 먹인 흰 식탁보가 있는 40여년 전 내가 태어난 그곳으로....."

여담으로 탈콥 이 사람이 영화마다 호러틱하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한두번씩 내는데, 이 사람은 장르적인 감각에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반>에서의 교수대 씬, <루블료프>의 이교도 축제 씬, <솔라리스>의 행성 도착 직후의 그 서늘한 분위기.

난 개인적으로 점프스퀘어보단 <샤이닝> 식으로 분위기로 조지는 공포를 더 잘 느끼는데,

이 사람은 그걸 굉장히 잘한다. 안했으면 좋겠다.

무섭다.

전작인 <솔라리스>는 관념적인 대사들과 주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영화는 공상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뭐라 떠드는 건지 모르겠는 시도 나온다. 여기엔.

어머니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아들은 알렉세이를 그리워하고, 주인공 알렉세이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

주인공은 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주인공이 과거를 기억하며 그리워하는 것을 담은 영화처럼 보인다.

여러모로 영화의 주인공은 아내의 남편. 병상에 누워있는 남성, 알렉세이라 보는것이 적절해 보인다.

여기서 주인공은 모든 게 다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한다.

마지막 장면은 무엇인가. 주인공의 과거 어린 시절의 모습(빡빡이)과 주인공의 어머니의 현재 노인의 모습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이와 동시에, 주인공의 어머니가 어머니이기 전, 마르샤의 젊은 시절이 섞여 있다.

이전 장면과 연결해 보면, 어린 아이(빡빡이)가 할머니에게 '엄마'라고 부른다. 여기에서의 아이는 주인공이 본인의 꿈을 언급할 때의 장면에서 등장하는(빡빡이), 본인의 어린 시절 모습의 그 인물로 보인다.

즉, 주인공의 과거 모습과 주인공의 어머니의 현재 모습이 한 시공간에서 만난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모자간의 화해를 보여주며, 사랑하는 어머니의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영원히 전시해 드리고 싶은, 분명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지만, 탈콥이 주인공에게 선물하고 싶은 혹은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동시에 어머니에게 선물하고 싶은 영화적 선물이 아닐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영화임에 틀림없고, 내가 지금까지 봤던 탈콥의 영화 중 가장 난도가 높게 느껴진다.

영화의 모든 장면, 모든 대사를 이해하진 못했고

지금 내가 생각한 나름대로의 이 해석이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탈콥의 영화답게 장면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이 있으리라 생각되고, 분명 탈콥의 영화 중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영화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못 믿게 되는 영화」 지도›「미카엘과 루시퍼」 지도›「영화가 영화에 답하다」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6편›
소재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영화1편›
스페인 내전을 다룬 영화3편›
뉴스 필름이 끼어드는 영화3편›
회고를 담은 영화3편›
자기를 돌아보는 영화5편›
2차 세계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영화6편›
담배가 인상적인 영화6편›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가 좋았어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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