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2023 · 엄태화 · 한국
🏆 청룡영화상 감독상🏆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
130분 · 스릴러 · 액션 · 15세 이상 ·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 음악 김해원 · 촬영 조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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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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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연대 그들만의 연대, 자생하는 소우주 공멸하는 대우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무엇보다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과감한 영화이다. '국가적 위기'라는 거대한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영화는 그 설정을 100% 사용하지 않는다. 사건 이후를 다루는 영화가 장르로 나아가려면 남겨진 이들의 사회/정치 이야기를 다루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영화는 집단지성과 집단광기, 사분오열을 모두 보여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디자인이 훌륭하다.역광을 이용한 촬영에선 로저 디킨스를 떠올리게 한다. 채도는 낮고 명도는 높은 색감이 장르와 잘 어울린다고 느낌 받게 했다. <투모로우>, <7인의 사무라이>, <우주전쟁>이 떠오르는 비주얼에 즐거웠고, 비주얼 자체만으론 한국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신이 들렸다. <우주전쟁> 세계의 톰 크루즈처럼도 보이는 순간들. 경력 최고의 연기 중 하나임을 확신할 수 있었고, 숙고를 거친 이후에도 그의 빛나는 커리어 중 한 손에 꼽히는 연기라고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이병헌의 명연 뿐만 아니라 그가 맡은 캐릭터 김영탁 또한 인상적이다. 악인이지만 무능력하지 않고 잔인하지만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다채로운 빌런은, 이병헌이 아니었더라도 설정 자체로서 제법 인상적인 인물이다. 캐릭터 하나를 잘 만들어놓았다 보니 그 캐릭터를 이용해 이리저리 굴리는 과정에서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작위적인 시퀀스도 있었음은 분명하다.

박보영의 캐릭터는, 원론적인 선의 관념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었지만 (짜증을 유발한다는 일부의 감상과는 또 별개로) 극을 위한 도구적인 향이 너무 짙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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