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의 미묘한 느낌을 연주하는 인터뷰 씬이 흥미롭다. 두 배우의 실제 결혼사를 알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선 절로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요원인 서로를 도와주며 만난 남녀는 프로페셔널한 멋이 흐른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사람들일 두 주인공 덕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매혹적이다.
내내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며 살아온 두 인물이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며 서로를 죽이려 하는, 활자 자체로는 살벌한 스릴러가 절로 연상되지만 이 영화에는 그 대신 굉장히 상쾌하고 유쾌한 기운이 감돈다. 그래서일까, 총격전은 분명 살벌하게 이어지지만 둘 중 하나가 죽으리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는 부부 생활과 첩보 장르가 유쾌하게 접합된 영화 같다. 혹은, 부부 생활은 첩보와도 같은 생활들의 연속이라는 의미를 담은 하나의 우화 같기도 하다. 달콤살벌한, 미묘한 행동의 변화가 가져오는 심리전을 즐기는 재미가 가득하다.
얼빠진 사건들이 나열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고 웃기다. 대립하는 대상을 적절히 변주해 지루하지 않다. 완벽한 완성도로 무장한 영화라곤 할 수 없겠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은 흥미로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