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멸Contempt

1963 · 장 뤽 고다르 · 프랑스, 이탈리아
경멸 포스터
104분 · 드라마 · 로맨스 · 15세 이상 · 출연 브리지트 바르도, 미셸 피콜리, 잭 팰런스, Giorgia Moll · 음악 Georges Delerue · 촬영 Raoul Cout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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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카프리섬의 푸른 바다. 극작가 폴은 영화 '오디세이'의 대본 일을 맡으며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 카미유를 영화 제작자에게 소개한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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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멸망, 영화의 번영

대뜸, 내레이션부터 등장한다. 이 영화는 누가 만들었고 누가 출연했는지 대뜸 알려준다. 스태프들을 나열하여, '영화'란 걸 드러낸다. 이 '픽션'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프란체스카가 폴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 스태프들을 카메라로 찍는다. 그리고 프란체스카를 찍던 카메라는 그들을 찍던 (말하자면 관객의) 카메라를 찍으며 끝난다. <사랑과 경멸>은 카메라의 존재를 드러낸다.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게 하는 여타의 문법과는 다르다. 초반부터 한 가지 예시가 등장한다. 프란체스카와 폴이 합류해 제리를 만날 때, 카메라는 지금껏 함께 했던 인물들(폴&프란체스카)을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어둔 채 뉴페이스에 집중한다. 만약 할리우드의 영화였다면 세 인물을 어떻게든 비슷한 높이에 세워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전달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구도를 마련했을 테지만 본작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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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숏들에 비해 매우 튀는, 찰나와도 같은 숏들의 연쇄를 '할리우드 영화'들은 기피한다. 그러나 '찰나'와 '강렬함'을 묶는 데 있어 그러한 방법만큼 좋은 것은 없을 테다. 제리를 의식하는 까밀, 프란체스카를 의식하는 폴. 4명이 모여 4각관계가 만들어지는 순간의 찰나를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나타내긴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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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프랑스 누벨바그의 영화들은 동시대의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다르다. 보다 '이미지' 중심적이고 한 숏에 들어 있는 인간 중심적이다. 누벨바그 작품들 속 인물들은 여느 할리우드 작품들의 인물들처럼 그저 이야기의 장기말로 복무하지 않는다. 분명 '픽션'임을 선언한 이야기 속에 인물들이지만, 사회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리얼함. 내러티브 중심의 인위적인 극적 구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불균형한 충돌의 순간들은 목표에 따라 필연적으로 끌려가는 삶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실제 삶의 한 단면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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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까밀의 집. 절묘하게도, 둘이 한 컷에 겹쳐 대화하는 장면이 없다. (정확하겐 몇 번 등장하지만) 가까운 공간에 있어도 한 명이 벽에 가려져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거나, 한 명이 방 안에 들어가면 한 명은 방 밖에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같은 공간에서 만나더라도, 한 명은 앉아있고 한 명은 서 있어 시선 차가 생기는 대부분의 순간들. 기어이 한 공간에 같은 권력으로 마주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지만 매번 망한다. 당연히 의도했을 지리멸렬한 데드타임의 연속이자 반복. 지독하다시피 한 이런 선택은 대화와 관계의 단절을 어떤 설명 없이도 모두에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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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장면도 그렇다. 엉망인 소통. 소음은 계속 들리고, 언어가 맞지 않아 통역이 껴 있고, 카메라는 계속 좌우로 바쁘게 움직인다. <사랑과 경멸>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있으나 소통을 원활히 하고자 하는 의지는 없는 자들의 비극을 말한다. 이상을 이루지 못한 채 벌이는 도피의 끝엔 (마치) 벽을 들이받는 사고만이 있고, 이상은 그저 (영화 속 영화에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를 바라보는) 액자를 통해 간신히 잠시 스쳐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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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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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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