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영화를 보고 나니 제목이 상당히 거슬린다.
원제는 The past, 즉 인물들이 과거에 행했던 업(業)이 이 영화의 핵심일텐데 번역된 제목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설명하고, 지나치게 붕 떠 있다. 무슨 생각으로 저리 번역을 한 건지.
영화를 보면 도화선과 평행저울, 이 두 단어가 생각난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의 플롯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으며, 하나의 사건이 생긴 이후 이와 엮여있는 감정과 사건과 관계들이 점점 불어나게 된다.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정말 지독하게, 아무도 편들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편들 수가 없다.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으며 지나가듯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기계적으로 보일 만큼 인물들의 선악의 정량을 유지한다. 우리는 이들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가를 수가 없으며, 누구의 과오인지 쉽게 판단내리기 어렵다.
연기의 앙상블보단 각본의 앙상블이란 느낌이 강하다.
순간순간 인물들이 맞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불꽃으로 인해 숨이 턱턱 막히는 장면들이 상당했다.
물론, 배우들의 모든 연기가 훌륭했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베레니스 베조의 연기는 다채로우면서 탁월했다. 언급하고 싶은 건 아역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아들 역을 분한 옐예스 아귀스 배우의 연기가 인상깊었는데, 지하철역 장면에서의 연기는 절로 안쓰러워지는 감정을 갖게 하는 인상적인 연기였다.
전작보단 조금 더 극단적인 상황설정 속에 인물들의 자장이 탁월한 영화였으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꼼꼼한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강렬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