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뻔하지 않은 구석이 없다. 뻔하다고 꼭 다 나쁜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어디 하나 감독이 고심한 흔적이 없어 보인다. 플롯, 소재, 대사, 연출(특히 카메라의 시선) 어느 하나 개성이 없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어떻게 모든 면에서 틀에 박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때론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연기는 훌륭했다. 특히 이 영화에서의 이병헌은 경력 최고의 연기 중 하나일 것이다. 모두가 득점을 기대할 때 항상 득점을 해주는 배우랄까. 다만 윤여정님의 연기는 특히 사투리가 튀는 듯 느껴졌다. 이는 분명 감독의 디렉팅이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감독이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만들려 하는지에 대한 비판이다. 박정민의 연기를 문제삼으려 하는게 아니다. 그의 연기는 훌륭했다. 문제는 장애라는 특성을 가지고 저열한 코미디를 만드려는 감독의 태도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대사에 크게 문어체가 있고 구어체가 있다고들 한다. 이 영화의 모든 대사는 신파체라는 새로운 경지를 이뤄냈다. 사실 내가 이 영화에 있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구구절절 골백번 대사로 설명하려 든다. 정말 싫다 이런거.
결과가 그럴 듯한 감동으로 끝나면 과정은 아무렴 좋은 거로 넘어가는 건가. 분명 어느 지점 '감동'이라 불릴 만한 순간들은 있었지만 이를 빌드업하는 과정이 진정 허접하다. 나는 이 영화에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