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만으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가 나의 생각이다. 내러티브가 전무하더라도 탁월한 스타일을 가졌다면 걸작을 탄생시킬 수 있다. 다만 어정쩡한 내러티브를 붙여놓고 스타일의 과잉으로 어설픈 땜질을 시도하는 것은 대개 성공적이지 못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스타일은 분명 눈을 사로잡는다. 다만 서사가 빠르게 전개되는 중후반부부터는 영화가 급격하게 밋밋해진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대를 가지고 봤기에 후반부의 급전개는 이에 대한 나름의 해소를 가져다는 주었지만 사실 이러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은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다.
미스터리의 재료로 스릴러를 만들어내려 하면 안 될 것이며, 스릴러의 재료로 미스터리를 만들려 하면 안 될 것이다. 이 영화는 전자의 실수를 범했다 생각된다. 화려한 스타일로 한 발 한 발 내딛던 초반부의 텐션을 끝까지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조조 래빗>에서 <라스트 나잇 인 소호>까지. 요즘의 토마신 맥켄지는 정말 반짝반짝 빛난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되는 배우다. 반대로 최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안테조는 이 영화에선 나에겐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