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가 암살당한 사건을 놓고 첨예한 시민 간의 갈등이 존재했다. 흑인을 위해 일한 영웅이라 평하는 흑인의 인터뷰가 있는 반면 잘 죽었다며 저주하는 백인이 존재한다. 저 놈 때문에 자유 쿠바인 수천 명이 죽었다며 치를 떠는 자가 있는 반면 그래도 대통령이 죽은 거라며 말리는 자가 존재한다. 케네디 암살 사건은 거대한 비극이었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축제와도 같았던 사건이었다.
음모론을 소재로 한 영화를 판단한다는 것은 어렵다. 설령 해당 영화가 다룬 음모론들이 대부분 허황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영화 내에서 그것에 대한 서술과 그것을 포장하는 연출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다면 그 영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이지만, 그것이 심정적으로 아직 어렵다. <JFK>의 여러 내용들 중 2025년 현재에는 의미있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것이 몇 없다. 그러나 적어도 영화가 재생되는 동안은 흥미로웠으니 어쨌든 좋게 평가할 만하다.
3시간에 달하지만 집중력 있게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스콜세지가 떠오를 정도로 유려하게 흘러가는 편집과 카메라 연출은 올리버 스톤의 명성대로다. 특히나 후반부 짐의 긴 연설에 자료화면이 되는 '사건의 재구성' 장면은 그야말로 하이라이트이자 대단한 연출이며, 또 엔딩에 다다르며 느끼는 아스라한 쓴맛까지 너무나 훌륭하다. 다만 중간중간 '짐'의 가족 에피소드의 분량이 다소 길다고 느껴지긴 했다. 본작은 어디까지나 짐의 이야기가 아니라 jfk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역의 케빈 코스트너가 본작에서 연기를 못했다 느끼진 않지만 그렇다 하여 위대한 연기를 선보였다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케빈 코스트너가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곧은 카리스마의 느낌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맡기에 너무나도 적합했다 생각한다. 데이빗 페리로 분한 조 페시의 히스테릭한 연기엔 눈을 뗄 수가 없었고, 클레이 쇼 역의 토미 리 존스는 보기만 해도 울화가 치미는 미묘한 악역을 눈부시게 소화했다. 한 마디만 말을 더 걸어도 곧 깨질 것만 같은, 뉴 할리우드 시대의 상징적인 배우 씨씨 스페이식 또한 잊을 수 없겠고, 사건의 모든 순간에 별이 되는 게리 올드만의 연기도 언급할 만 하다. 이외에도 마이클 루커, 제이 o. 샌더스, 케빈 베이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