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DC 바로잡기, whoever it takes.
마블의 프로젝트처럼, 각각의 솔로 무비를 만들어 이 영화에선 이들의 앙상블만을 짜잔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극의 초반 일일이 캐릭터들에게 서사와 당위성을 부과해야만 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이를 통해 영화 내내 인물들의 행동들에 대한 개연성과 당위성은 충분해졌다. 특히 사이보그와 플래시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스 웨던의 그것과는 접점이 없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한편으론 러닝타임 중 많은 부분을 이에 할애한 모습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인물을 시작부터 만들어가야 하였기에) 안타깝기도 했지만 지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에피소드들에서도 극의 긴장감을 유지해가는 능력이 마음에 들었다.
잭 스나이더의 인장이라 할 수 있을 역동적인 슬로우 모션이나 강렬한 색감들 역시 이 영화에서도, 아니 지금까지 봤던 그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많고 화려하게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사람은 항상 그 정도가 과한 감이 있고 이 영화 역시 그러하지만, 여하튼 4시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영상미는 장르의 매력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데 공헌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 영화는 4시간의 러닝타임에 맞는 서사를 가진 영화다. 영화의 템포는 제법 빠르지만 호흡은 굉장히 길며, 인물들의 서사를 다루는 시퀀스에서도 긴 러닝타임을 충분히 활용하듯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또한 슬로우 모션 같은 액션 연출 역시 함축적이지 않고 그 시작과 끝을 빼곡하게 담는다. 영화보단 드라마에 어울릴 스토리텔링이지만, 그 완성도는 예상보다 더욱 훌륭한 수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