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만으로 스크린을 장악할 힘이 있으며, 배역마저 그의 캐릭터성에 완벽히 어울릴 때, 한 명의 인물은 한 편의 작품을 어느 정도로 지배할 수 있는가. <에덴의 동쪽>은 여전히 독창적인 지점의 감성을 점유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전설이 어떻게 자신의 유산을 이룩했는지의 증거가 되는 두 편의 영화 중 한 편이다.
<에덴의 동쪽>이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은 고전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부분이다. 역사의 유산으로 남은 2.55:1의 길쭉한 초기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에 인물이나 기차가 좌에서 우로 달리는 장면의 역동성은 부각되며, 수평적인 공간(방 안)을 움직이는 대화 장면은 고전미를 강조한다. 칼과 어머니의 대화 장면은, 비슷한 시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 '칼'을 담는 방식 또한 특별하다. 렌즈에 의해 숏을 왜곡시키면서까지, 프레임에 칼을 계속해서 걸어둔다. 타인들의 대화가 씬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지만, 진짜 메인은 변두리에 걸려 있는 칼이다. 주변에서 사라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을 정도의 관심을 강구하는, 그것이 <에덴의 동쪽>에서의 칼의 모습이다.
그러나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의 고유한 매력을 제외하고선, 드라마가 주가 되는 본작의 플롯이 그만큼의 경쟁력이 있는, 다시 말해 70년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창세기의 두 번째 사건인 '가인과 아벨' 이야기를 변주한 본작의 이야기이지만, 사랑을 강구하던 탕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칼의 이야기는 고리타분한 감이 있다.
물론 이야기가 진부한 점은 이 영화가 정확히 70년 전 작품인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여하튼 제임스 딘의 배우 자체의 매력으로 영화의 고리타분함을 상쇄했다 느껴진다는 것은 영화 전체를 평가하는 면에선 아쉬운 부분이긴 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