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의 중심 인물이었던 따이디가 사망한 채 끝나버린 것이 전작이었기에 후속작의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다행히도 2년마다 돌아오는 '선거'라는 제도가 있기에 2편의 시작을 자연스레 그 차기 선거로 두어, 전작과 달리 '이미 기득권이 된' 록의 사뭇 다른 시작점을 관찰하는 재미가 우선 있다. 여기에 록과 대항할 인물이 누가 될까라는 궁금증엔, 전작에서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의뭉스럽고 묘한 스탠스를 보여주어 흥미를 유발했던 인물 '지미'가 록의 대항마로 부상해, 전작에 비해 훨씬 흥미로운 도입부를 제공한다.
분명 선한 인물이었지만 점차 악인으로 타락해가는 록의 모습을 그린 것이 1편의 이야기였다면, 2편은 회장 자리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미가 결국 그 자리에 오르게 되며 타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언뜻 비슷하지만 조금의 뉘앙스 차이가 있다면, 조금 더 인력이 작용하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본작인 듯싶다. 지미가 회장 자리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자신은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고 싶었고, 멀쩡한 사업을 벌이며, 이후 태어날 자식들은 ‘깡패의 삶’과는 먼 길을 걷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필연적인 끌어당김처럼 지미는 회장의 자리에 가게 되고, 2년마다 행하는 선거로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지 말고 차라리 자식에게 회장 자리를 세습하라는 공안부장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분노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지미의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이 영화, 아니 이 시리즈는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폭력엔 피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둔중한 타격감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훨씬 잔인하다. 한 장면이 있다. 록의 심복들이 겁을 먹지 않자 지미가 직접 한 명을 토막 살인해 갈아 개들의 밥으로 주는, 글로만 써도 비현실적인 장면이다. 여타의 영화들이었다면 이것을 지나치게 잔인하게 묘사하려고 애쓰거나 자극적인 사운드들로 영화를 꾸미려 했겠지만, 본작은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두운 화면 속에서 마치 일을 처리하듯 무감각하게 그 장면을 담아낸다. 감독의 그 선택은 마치 저 장면이 저 순간 지구의 어떤 곳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포착한 듯한 현장감을 제공한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기에 저마다의 이권을 위한 행동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성장한 똘마니들, 어느새 기득권이 되어버린 록, 언제나 구태의연한 원로들. 그들의 얽히고설킨 욕망은 한 사람의 비극을 더욱 강화시키는 장치처럼 작동한다.
<흑사회>의 1편은 비정하고, <흑사회>의 2편은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