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작은 미스터리로 시작한다. 한밤중인 새벽에 하필 한 반의 (알렉스를 뺀) 모든 아이들이 제 발로 집에서 나와 '양 팔을 벌리며 신나게 뛰어나간다.' 어딘가로 사라진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영화가 마스터리의 요소를 강하게 끌고 가는 만큼 영화는 몇 명의 시점을 교차해 가며 그 마을의 기이한 '현상'을 포착할 때까지 한 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오프닝의 내레이션처럼 이 이야기는 한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그 이상한 사건이자 현상을 리액션하는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이 병렬된다. 하룻밤만에 아이를 잃고 흔적을 추적하는 아버지 '아처', 졸지에 알렉스를 제외한 반의 모든 아이를 잃고 범인으로 의심받는 '저스틴', 저스틴의 전 연인이자 경찰인 '폴', 좀도둑 '제임스', 아이들이 실종된 학교의 학교장 '마커스', 그리고 홀로 남은 아이 '알렉스'. 그렇게까지 대단한 편집은 아니지만 영화의 포커스는 명확하다. 이것은 어떤 개인에게 닥친 사건이 아니며, 실종된 아이 17명에게만 관계 있는 사건이 아니며, 한 마을 전체에 관련된 사건이라는 것을.
오프닝부터 관찰되는 기이한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그들이 분명 제 발로 나갔지만 자의적으로 나간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오컬트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을 것이란 예측을 하기가 쉽다. 마녀, 흡혈귀, 피리 부는 소년 등 고전 문학의 요소를 창의적으로 차용한 부분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영화가 진실을 밝힐 때 그 내용 자체가 대단히 충격적이거나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다소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상쇄할 만큼 이 영화가 가진 강점은 거대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기이하고 기괴한 에너지다.
장르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나는 호러라는 장르는 이야기에 있어 '뻔함'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예측 불가능함'을 만들려 애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관객을 자신의 세계로 잘 초대하는가, 얼마나 관객을 쥐고 흔드는가. 그것을 판단의 가장 큰 척도로 여기는 것이 합당하다 생각한다. <웨폰>의 가장 큰 무기는 카메라의 움직임이다. <웨폰>의 패닝들은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Weaponize' 당한 마커스의 뒤를 쫓아가는 숏 역시 무시무시하다. 한낮에 그의 형체를 '대놓고' 다 보여줌에도 이 장면이 무시무시한 까닭은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함과 기괴함 때문일 것이다. 카메라와 함께 본작의 기괴함을 실체로서 현현한 인물은 '글래디스', 배우 에이미 메디건이다. 내가 본 올해 작품들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였다.
마치 공간과 시간에 산재하는 듯 부유해 있던 영화의 기이한 에너지를, 국소적이면서 장르적이게 폭발시키는 영화의 최후반부 장면들도 상당하다. 일부 순간들은 코믹한 정서가 느껴지기도 한다. '조종'의 방법을 알고 있는 알렉스가 역공을 해 아이들이 글래디스를 능지처참하는 장면은 묘한 해방감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