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

2026 · 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 · 미국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157분 · SF · 모험 · 12세 이상 · 출연 라이언 고슬링, 산드라 휠러, 제임스 오티즈, 라이오넬 보이스 · 음악 대니얼 펨버턴 · 촬영 Greig Fr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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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아득한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중학교 과학교사 그레이스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 자신이 죽어가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살릴 마지막 희망으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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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의 남보다 중요했던 1명의 너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마션>의 플롯 위에 <애드 아스트라>의 무드를 덧씌운 듯한 작품이다. 장면 단위로 보면 분명 흥미로운 영상적 매력이 있고, 붉은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한 색채 또한 개성적이다. 다만 그 장면과 장면 사이를 잇는 서술이 지나치게 단조롭다. 위기조차 위기로 느껴지지 않는 순간들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긴장감이 자주 끊긴다. 액션 장면들 역시 전달력이 또렷하다고 보긴 어렵다. 감정선 또한 매끄럽게 이어지기보다는, 때때로 과격할 정도로 덜컹거린다.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의 엄정함과 심각성을 고려하면, 조금 더 진지하고 프로페셔널한 톤이 유지되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특히 로키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코미디는 분명 순간적인 감정적 환기에는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필수적이었을 법한 진지함마저 희석시켜버린다. 어려운 과제마저 귀여움으로 뭉개버린다는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인간'과 ‘인간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비인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유머 역시 이미 수없이 반복된 전형에 가깝다. 원작을 영화로 압축하는 과정에서의 선택과 집중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작품을 다소 나이브하고 간편하게 접근해 저렴한 결과물을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아이맥스의 사용 방식이 그렇다. 보통 아이맥스는 더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이 작품은 그와 다르게 접근한다. 우주와 지구의 시점을 화면비로 구분하는 기능적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관객이 그레이스와 함께 고립된 공간을 체험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이 영화의 아이맥스 장면들은 반드시 속도감이나 스펙터클로 채워지지 않는다. 거의 정지해 있는 듯한 숏조차 아이맥스로 담아내며, 오히려 그 넓은 화면을 통해 ‘옆에 함께 있는 감각’을 극대화한다. 이 작품에서 아이맥스는 웅장함이 아니라 현장감에 가깝다. 우리가 기대하는 ‘EPIC’한 장관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체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아이맥스에 어울리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라이언 고슬링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보여준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또 다른 결을 확인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정서를 선명하게 표현해낸다. 그의 연기가 지닌 폭을 새삼 다시 인식하게 된다. 산드라 휠러 역시 인상적이다. ‘냉소적인 전문가' 역할에는 스페셜리스트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가 연기하는 인물들은 어느 작품에서도 '선역인가 악역인가'라는 이분법적인 지점에 놓여지지 않고, 그 어딘가에 있을 법한 어쩌면 현실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묘한 인물상을 그녀는 놀랍게 연기해낸다.

결국 이 영화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건 이야기의 감정적 귀결이다. 그레이스는 나를 버린 고향으로 돌아가길 선택하지 않고, 나를 환영하는 타향으로 가길 선택한다. 어찌 보면 무모한 선택이지만 지독히도 이해가 되는 까닭은, 인간이 얼마나 사회적인 존재인지를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는 70억의 인구가 있었지만, 그는 그 누구와도 진정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수많은 엘리트들이 모인 항공모함에서 열리는 파티에서도 끝내 겉돌 뿐이었다. 지구에 남기고 온 '가족도 없고 개도 없었던' 그가 고향을 떠나 당도한 곳에서 우연히 만난 (심지어 인간도 아닌) 존재와는 마음을 터놓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걸 정도로 '진정한 관계'가 된다. 그것은 고향을 떠나 미지의 타향으로 향할 만큼 가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진실을 터 놓을 수 있는 1명(혹은 1개나 1마리)의 존재는 70억의 남보다도 중요하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1편›
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2명›
소재
말이 안 통하는 이야기2편›
목숨을 건 위험한 작전을 다룬 영화3편›
외계와의 접촉이 궁금해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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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다룬 영화가 궁금해16편›
우주 여행 영화가 좋았어26편›
혼수상태가 나오는 영화26편›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29편›
고립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1편›
우주가 배경인 영화가 좋았어40편›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를 더4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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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뷰에서 함께 이야기한 영화2편›
음악·촬영
음악 · 대니얼 펨버턴5편›
촬영 · Greig Fraser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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