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Thirst

2009 · 박찬욱 · 한국
🏆 청룡영화상 조연상
박쥐 포스터
133분 · 드라마 · 공포 ·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출연 송강호,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 음악 조영욱 · 촬영 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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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 피를 원하는 욕구와 신앙심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우연히 어린 시절 친구 강우와 그의 아내 태주를 만나면서 인간적 욕망에까지 눈뜨게 된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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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의 쾌감, 파괴의 타나토스

세상에 이 감독의 작품만큼 내용을 정리하기 어려운 것이 있을까, 세상에 이렇게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감독이 있을까.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를 다시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거칠게 이 영화를 요약한다면 '성(聖)스러운 인물이 성(性)으로 타락해 추락하는 이야기'일테다. 종교와 성적 은유가 어지러이 흩뿌려져 있으며 동/서양의 모티브가 혼재되어 있는, <박쥐>는 그야말로 괴작이다.

유난히도 흰 문이 보이고 그 앞에 햇빛이 비친다. 이어 빛을 정면으로 맞은 채 주인공 상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살은 살인 중 가장 나쁘다"며 타협 없는 신앙을 보여주며 남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희생하기까지 한다. 실험에 의해 사망하게 되었지만 빛을 머금은 채 다시 살아난다. 영화의 초반, 상현이란 인물은 분명 예수의 모티브다.

프롤로그를 지나 주 무대가 되는 태주의 집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질적인 것들'이 모두 들어찬 공간이다. 일본식 2층 가옥 형태인 건물에 '행복한복'이란 가게를 걸었지만 매장 내 한복을 입은 마네킹은 노란머리 서양인이고, 2층의 주방에선 뽕짝을 틀어놓은 채 보드카를 마시며 마작을 즐긴다. 그곳에 사는 아름다운 외모의 태주는 집에서 하녀 수준의 대우를 받기에 그친다.

상현 역시 그렇다. 과거엔 나를 희생해 남을 살리려던 성인이었지만 이제는 남을 희생해 나를 살게 하려는 짐승이 되었다. 그가 입은 검은 수단은 더이상 성스럽게 비춰지지 않는다. 한 발짝 한 발짝 오르던 신앙의 고난은 추락하는 달콤한 쾌감이 모두 지워버렸다. 상현은 이제 빛을 두려워하는 자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김옥빈, 태주의 영화다. 귀신도 홀릴 듯한 매력과, 상현마저 초월한 광기가 아득히 공존하는 그녀는 상현이 쾌락을 품게 만드는 대상이자, 스스로 쾌락을 탐하는 주체이며, 스스로 타락의 전락을 탐미하는 주체이다. 상현이 박쥐가 '되었'다면, 태주는 시작부터 박쥐였다.

<박쥐>는 기묘한 영화다. 정적과 이를 깨는 'active'의 배치가 강력하게 충돌해 수없는 충격을 선사한다. 역할 정도로 낯설고 강렬한 표현들이 넘쳐나지만, 한켠 순수하고 로맨틱한 무드가 잔재하기까지 한다. 동시에 치밀한 영화다. 낙하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수직의 연출이나, 변화와 대치를 드러내는 색감의 사용은 매 순간 절묘하게 짜여져 있다. 자살은 가장 큰 죄라 말하던 상현이 결국 자신을 죽임으로서 끝나는 이야기 역시 역설적인 흥미가 있다.

두 번이나 봤지만 나는 여전히 이 영화가 박찬욱의 최고작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한 이 영화가 여전히 그의 작품 중에 가장 좋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한 것은 이 영화는 세상에 박찬욱만이 만들 수 있는, One of a kind의 영화라는 것이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이상한 사랑, 이 상한 사랑」 지도›「보이는 자와 사라지는 자」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8편›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4명›
소재
가톨릭적 죄의식을 다룬 영화1편›
자기 훼손을 다룬 영화4편›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7편›
마작이 나오는 영화9편›
병원이 배경인 영화가 궁금해13편›
낚시가 나오는 영화15편›
소꿉친구 이야기18편›
실험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24편›
금지된 사랑이 궁금해24편›
혼수상태가 나오는 영화26편›
가톨릭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0편›
변신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0편›
전염병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7편›
성직자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47편›
불륜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56편›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좋았어78편›
공포영화를 더 보고 싶어140편›
사랑 이야기를 더 보고 싶어149편›
살인을 다룬 영화를 더208편›
스릴러를 더 보고 싶어422편›
리뷰
리뷰에서 함께 이야기한 영화5편›
음악·촬영
음악 · 조영욱29편›
촬영 · 정정훈9편›
수상
청룡영화상 조연상2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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