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7:13-14)
에덴동산을 연상케 할 만큼 엄청난 로케이션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광각 렌즈를 이용해 광활한 공간을 롱 숏으로 잡아내며 로우 앵글의 사용으로 거대함을 더욱 강조한다. 마치 인간의 마음 속으로 접근하듯 인물들의 주위를 맴도는 카메라의 신적인 사용 역시 특별하다.
편지의 형식을 띤 나레이션을 제외한다면, 단순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두 명 이상의 인물이 대화하는 장면은 최소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사는 극히 적다. 이 영화는 사실상 이미지들의 병치로 모든 이야기를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폭력이 벌어지는 장면들은 은유적으로 처리하거나 건조하게 묘사된다.
<씬 레드 라인>에서도 그랬지만 테렌스 맬릭은 전쟁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왔음에도 인간들의 피와 설점이 흩뿌려지는 영화를 만드려 하지 않는다. 전쟁에 나가는 인간, 전쟁에 나가는 인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인간, 비극 속에 나약할 뿐인 인간의 모습을 담아낼 뿐이다.
테렌스 맬릭의 영화답게 이 영화 역시 기독교적인 주제가 가득하다. 주인공 부부의 집에 가득한 상징물, 이들의 기도를 읊는 나레이션, 기독교적인 남/녀의 구도 역시 그렇다. 영화의 종교성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주인공과 맬릭이 온 힘을 다해 보여준 신성함과 진정성은 분명 존중할 만한 발자취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