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은 거친 장르다. 법의 손길이 희미한 공간에서 제도권 밖의 인물들이 세력을 겨루는 무법의 장르다. 그렇기에 마초이즘을 현현할 수 있는 거친 남성들이 그 드넓은 황무지를 지배해 왔다. 흔치 않은 여성 주인공의 서부극에서도, 그 여성들의 캐릭터는 남성 못지 않게 거칠고 폭력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 브레이브>는 그러한 면에서 독특하고 낯선 영화다. 이 서부극은 어리고 '약한'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영화다. 말값을 가지고 당돌하게 협상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텍사스 레인저 라뷔프 앞에서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험한 세상을 몸으로 경험한 적이 없는 어린 소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궁금해진다. 코엔 형제는 이 주인공으로도 부조리한 세상과 인간의 발버둥을 기어이 그려낼까. 이상스럽게 혹은 로맨틱하게, 코엔 형제는 서부극에서 동화를 기꺼이 만들어낸다. 아버지의 원수를 대면하는 순간에서, 심지어 그와 단둘이 있게 되는 순간에서조차 복수극에서 느낄 수 없는 정적만이 감돈다. 순수한 주인공의 서부극에선 복수극의 광기와 처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서부는 여전히 공포의 장소였다. 시신이 나무에 걸려 있고, 오두막에서 갑작스레 발생하는 총격전은 서부라는 무대에선 흔한 것이지만 매티에겐 처음 겪는 일들이었다. 그녀는 고난을 견뎌냈지만, 끝내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지는 못했다. 매티는 구원받는다. <더 브레이브>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를 구원해 줄 자가 있는 영화다. 카그번이 뱀에 물린 매티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시퀀스는, 가장 코엔답지 않은 순수의 시퀀스인 동시에 그의 필모에서 손꼽히게 아름다운 시퀀스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