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군인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과부가 될 것이다
멜 깁슨의 얼굴에선 먼지를 한껏 뒤집어쓴 듯한 세월의 피로감이 담겨 있다. 마치 작열하는 태양에 눈이 부셔 얼굴 깊이 찡그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표정이 스파게티 웨스턴의 상징과도 같이 남아있듯, 멜 깁슨의 그 얼굴과 그 몸짓은 분명 사내들의 정서를 머금은 영화들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가진다. 그러나 이 영화는 멜 깁슨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할 무어 중령을 포커싱하는 동시에 영화는 그 밑의, 소대원들을 지휘하는 장교들을 비춘다. 누군가는 애정을 가지고 대원들을 다독이며 누군가는 훈련 중 아버지가 된다. 어느 소위는 죽어가면서까지 무전 노출을 금할 것을 명령하며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총 대신 카메라를 든 채 전장으로 온 기자는 끝내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채 카메라를 잡는다.
영화에서 베트남군은 명백한 악이다. 한 두 번,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어필'하는 씬들이 나오지만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일 뿐 그야말로 양식적이다. 헬기가 베트콩을 폭격하고 카메라는 살점이 뜯겨나가는 그들의 육체를 슬로우모션 안에 집요하게도 봉인한다. 학살을 성공의 역사로, 장엄한 예술로 꾸며내는 것이다. 윤리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핵소 고지>와 같은 경우처럼, 전쟁 자체를 오락으로 전시하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뻔하고 유치하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그야말로 양식적인 전우를 구하려다 총에 맞는 병사의 모습을 보여줄 때 그렇고, 기자 '조'가 다시금 카메라를 잡을 때의 디졸브는 구리다 못해 고였다. 셀 수 없을 정도다. 내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건 서술의 문제다. 물론 전장의 난장판은 기막히게 포착한다.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의 '정신없음'은 정말 제대로 다뤄 주지만, 이 영화를 총평하자면 공식대로 만든 할리우드 양산물이라는 말 이외엔 할 수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