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의사, 보안관, 개잡이 등의 퇴역 남부 군인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군으로서의 자부심은 아직 남아있지만 자신들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마음 깊게 한탄하고 있다. <태양은 밝게 빛나다>는 저물어가는 태양이 노을처럼 밝게 빛나듯 노장들의 빛나는 순간을 담은 영화다.
보안관은 소녀를 범한 악당을 해치우고 판사는 사회의 약자에게도 정의를 베푼다. 흥미롭게도 이 영화를 보면 3년 뒤 제작되어 역대 최고의 서부극 중 한 편으로 남은 <수색자>가 많은 면에서 오버랩된다. 남부의 감정이 담겨있는 영화의 이야기도 그렇거니와, 영화의 엔딩이 명백히 <수색자>를 떠올리게 된다. 의도적으로 도치되어 있는 듯한 두 주인공의 행동. 제도권 안과 밖에 있는 주인공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존 포드는 동적인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그의 영화에선 운동하는 이미지의 생동감을 강력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영화에서 이미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사운드였다. 감각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운드는 존 포드의 영화에서 항상 풍성하게 사용되어 왔다. 결론을 이야기하기 위해 영화의 최후반부로 달려가야만 할 것 같다. '장례를 이끄는 행렬'의 시퀀스는 존 포드의 수많은 작품들 중 생경한 순간이자 주목할 만한 특이점으로 나에게 느껴진다.
아마도 존 포드는 '누군가를 설득하는' 영화 만들기를 즐기는 감독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존 포드의 영화를 반도 보지 못했기에 이와 다른 의견이 있다면 게시해준다면 감사하겠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바로 그 순간에선, 관객을 향한 진정성 있는 설득이 필요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감독의 특징일 것인 약동하는 이미지와 싱그러운 사운드는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이 시퀀스는 힘이 있다. 자신의 직책을 내걸면서까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 프리스트 판사, 배지를 내려놓고 그를 뒤따른 보안관, 매춘부들을 비웃는 "고상한" 여성들, 루시 리와 코윈 그리고 페어필드까지. 행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신념을 따르는 이들의 모습을 영화는 겸손한 정적으로 화답한다. 그리고 일순간 그 "고상한" 여성들의 시선으로 머물렀었을 우리들을 기어이 설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