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포드의 여느 영화들, 특히 '기병대 3부작'과는 다르게, <웨건 마스터>의 말들은 달리지 않는다. (물론 물을 발견했을 때의 순간 등 간헐적으로 말들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있지만) 영화의 수많은 장면에서 몰몬교 일행의 말들은 질주하지 않는다. <웨건 마스터>의 핵심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웨건 마스터>는 <보이후드>를 연상케 한다.
(이 영화로부터 60년도 뒤에 만들어진 영화를 예시로 드는 나의 짧은 영화력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웨건 마스터>는 인물들의 여정 속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강렬한 사건들로 영화가 완성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아마도 가장 특징적인 사건이었을 '악당들의 납치'마저도 극후반부 몇분 간의 총격전으로 손쉽고 싱겁게 해결된다. 이 영화는 여정 자체의 총체적인 물결과 흐름을 조망한다.
악당들에게 일행 전체가 붙잡힌 이후에도 여정의 형태가 지속된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구출 작전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내는, 복수극의 골조에는 관심없는 존 포드다.
모뉴먼티 밸리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존 포드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존 포드의 영화는 대지의 영화이었지만, 서사 아래에선 인물들의 이야기 속 배경으로 복무할 뿐이었던 모뉴먼트 밸리가 기어코 그들과 소통하게 되는 기념비적 순간이다.
장르적으로 기대를 뒤엎고 예상치 못하게 만든다. 외형적으론 우리가 서부극이라는 장르에서 기대하는 형태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행동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거친 입담의 장로, 걸걸한 행동의 히로인, 메인 빌런의 형태로 등장했지만 평화로운 음악과 함께 자연스레 퇴장하는 인디언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악당 패거리들 등. 우리가 예상하는 형태를 가졌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이런 서부극은 흔하지 않다.
별다른 갈등 구조나 사건이 없는 영화임에도, 원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기에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과 군데군데 등장하는 코미디적 요소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흥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