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 전에
주의사항 3개 보기
시놉시스 보기
6명의 부르주아가 식사초대를 받고 저택에 도착하지만 격식을 완벽히 갖춘 정찬을 먹으려는 그들의 꿈은 온갖 사건에 의해 방해르 받아 번번이 좌절된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별점과 글 보기 · 2,568자
글 보기 · 줄거리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품위라는 가면만은 끝까지 벗기지 않은 채 부르주아의 모든 껍데기를 벌거벗기는 부뉴엘식 코미디의 정점
영화의 주인공들은 부르주아다. 사회 고위층. 그들은 행동 양식부터 서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을 듯한 인상을 풍긴다. 유식한 대화 주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방문. 그러나 루이스 부뉴엘은 절대 다수의 사람들과 분리된 고위층들의 그러한 사교를 필사적으로 방해하고 철저하게 조롱한다.
영화의 오프닝. 주인공 일행은 '앙리'의 저녁 초대를 받아 그의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앙리의 아내는 날짜를 내일로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호스트 앙리는 그곳에 있지도 않았다. 별 수 없이 테브노가 평소 알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데, 테브노가 알고 있던 그곳의 지배인은 이미 3개월 전에 바뀐 상황이고, 어쨌거나 식사를 하러 그곳에 (값도 싸고 손님도 없는 누추한 공간이라며 투정하면서) 입장하나 한쪽 구석에서 그 곳 사장의 시신을 보며 울부짖는 직원들의 기이한 모습을 본 뒤 그대로 모두 도망친다.
이후로도 정말 우스꽝스런 이슈들로 인해 그들의 식사 자리는 계속해서 방해받는다. 모두가 모인 와중에도 경찰이 수색을 나온 것인지 두려워하며 도망을 가거나, 여성들만이 모인 자리에서도 계속해서 음료가 동이 나 마시지 못하는 와중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어떤 중위의 방해를 받고, 기동훈련 중 앙리의 집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던 기동대들의 난데없는 등장으로 식사에 제동이 걸리고, 다시금 준비한 식사를 시작하려던 와중 상황이 터져 썰물처럼 그들이 다시금 빠져나간다. 이제는 정말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식사 자리인가 싶은 순간엔, 경찰들이 와 그들을 체포해 가기에 이른다. 그들의 즐거운 시간을 필사적으로 방해하는 루이스 부뉴엘. 재미있는 것은 그들은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식사를 하러 꼿꼿이 걸어가는 그들 6인의 워킹은 영화의 마지막에선 폭소를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그들은 "우리의 자리가 계속 방해받네요?" 와 같은, 현 상황에 대한 인지와도 같은 대사들을 뱉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들의 행동은 관성적이고 쳇바퀴 타는 햄스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귀족스러움'에 집착하는 졸부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뉴엘은 그들 각자에 대한 조롱과 비판마저 꼼꼼하게 수행한다. 마약 밀매에 발을 담그는 라파엘&테브노&앙리, 멋들어진 정장과 직책을 하면서 고작 하는 일이라곤 창문 바깥으로 예쁜 아가씨를 '훔쳐보는' 것인 테브노, 친구인 그의 아내와 바람을 피는 영화의 주인공 라파엘 대사, 자신의 집에 나머지를 초대해 놓고 그새를 못 참아 기어코 풀숲에 나가서까지 성관계를 즐기다 머리에 나뭇가지들이 온통 묻은 것도 모르는 앙리 부부, 운전기사 모리스를 굳이 불러 술 한 잔을 권유하고선 그의 주도를 폄하하는 그들, 제대로 아는 것 하나 없지만 라파엘 대사 앞에서 허세만 잔뜩 부리는 뒤프르 신부까지.
그러나 부뉴엘은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영화라는 예술을 분노 처리의 수단으로만 악용하는 간단하고 저열한 방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부뉴엘은 영화라는 매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들을 끝까지 조롱의 대상으로 남겨놓는다. 초현실적 '꿈'의 장면들이 바로 그렇다. 식사로 나온 고기가 모형이었고, 갑자기 막이 치워지더니 그들이 있던 곳은 무대의 한 가운데였고 일순간 배우가 된 그들은 당황한다, 라는 꿈을 꾼 앙리는 놀라 깨어난다. 이후 대령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자리에서 대령은 라파엘의 나라 '미란다'를 조롱하다 그의 총에 맞아 사망한다, 라는 꿈을 꾸다 화들짝 깨어난 테브노는 꿈 속에서 앙리가 꿈을 꿨다고 설명한다. 체포되었다 풀려나 영화의 마지막 드디어 식사를 하나 싶었던 그들은 난데없는 테러범들의 습격을 받아 총으로 무장한 그들에게 무참히 사살되나 라파엘만은 어느새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가 고기를 먹고 있는 모습으로 발각된다, 라는 꿈을 꾼 라파엘 역시 화들짝 놀라 깨어난다.
사실 라파엘의 꿈 이전 한 번의 꿈이 더 있다. 일행을 체포한 경감은 동료 경사가 수감자들을 풀어주는 꿈을 꾸었다 깨어나는데, 그는 그들을 풀어주라는 장관의 전화를 받는다. 이유를 경감이 묻자 장관은 라틴아메리카 등의 관계를 설명하지만 공교롭게 때마침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로 그 말은 관객에게 들리지 않는다. "풀어줘!"라며 명령하는 경감에게 경사가 이유를 묻자 이번엔 경감이 이유를 설명하는데, 그 소리는 또 때마침 들리는 타자기 소리로 인해 관객에게 들리지 않는다. 말하자면 그들의 출소는 '별 시덥잖은 이유'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비리로 풀려나는 수많은 부르주아들, 그렇게 비리를 먹고 비리를 저지르는 경찰들. 그 경찰마저 부뉴엘의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영화에 대단한 철학적 화두 같은 것은 없다. 어쩌면 풍자라는 장르에 있어 '가치 있는 메시지'를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말 기상천외한 방식과 필사적인 태도로 허세의 껍데기를 가진 자들을 철저하게 벗겨낸 것을 보며 한바탕 시원하게 웃고 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코미디는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본작은 위대한 예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