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의 영화는 실없어 보이다가도 일순간 소름이 돋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다. 인물의 악몽을 그저 지켜볼 때는 코미디로서 즐기게 되지만 그 고난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로 그에게 닥치게 된다면 우리는 이를 더이상 유머로 즐길 수 없게 된다. 능수능란하게 꿈과 현실의 레이어를 점층적으로 쌓고 뒤집을 때마다, 관객에게 유머와 불길함은 동시에 찾아온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주인공 '래리 고프닉'에게 어느 날부터 연이은 고난이 닥친다. 성적을 올려 달라는 학생이 자신의 자리에 돈 봉투를 두고 간 것을 시작으로, 작게는 이웃 브란트 씨가 자신의 집 쪽 잔디를 계속 깎아 신경을 쓰게 만들고, 자신의 친구 '사이'와 가까워진 아내가 자신과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맞는다.
유대인 래리는 랍비들을 찾아가지만 그들은 래리에게 해답을 쥐어주진 않는다. 신의 뜻이라 생각해야 한다, 답은 없지만 의무는 존재한다. 영화는 "너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단순하게 받아들여라."라는 말로 시작한다. 허나 새로운 고난이 닥칠수록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기란 쉽지가 않다.
의심스러운 세상. 우리는 순간을 확신할 수 없다. 이 세상은 우연으로 가득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허나 내가 겪는 지금 이 순간이 우연임을 확신하기도 쉽지 않다. 그저 나약한 우리 인간은 자신에게 닥친 순간을 심각하게 경계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악몽이 끝난 듯한 이후에도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기다림이 이 세상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