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의 나흘 밤Four Nights of a Dreamer

1971 · 로베르 브레송 · 프랑스
몽상가의 나흘 밤 포스터
87분 · 드라마 · 로맨스 · 출연 Isabelle Weingarten, Guillaume des Forêts, Jean-Maurice Monnoyer, Lidia Biondi · 음악 Michel Magne · 촬영 Pierre L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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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그답지 않은 포장지를 씌워 가장 그다운 고뇌를 말하는 브레송

브레송의 가장 이질적인 영화라고 말할 것이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브레송의 가장 이질적인 영화다. 보다 감정적이고, 보다 축축하다. 음악의 사용도 적극적이고, 제법 내러티브도 선명한 통속적 이야기처럼 보인다. 플래시백이 등장하고, 아름다운 (인공적) 이미지가 보이고 음악이 들린다. 실제로 브레송의 영화라곤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밤중 유람선이 다리를 지나가는 장면은 브레송의 영화에선 찾아볼 수도 없었던 서정적이고 맥시멀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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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작을 탐구하면 통속적인 이야기가 아닌 예술가의 고뇌임을 알 수 있다. 주인공 자크는 로베르 브레송이라는 예술가가 투영된 인물처럼 보인다. 자크는 창작을 하는 인물이다. 이미지(그림)를 만들고, 사운드(녹음)를 저장한다. 그 앞에 마르테가 등장한다. 마르테는 말하자면 예술가의 소신을 방해하는 존재이다. 그녀가 등장할 때면 영화는 통속적이고 '할리우드적인' 요소들로 뒤덮인다. 성적인 장면, 통속적인 멜로 서사, 유람선 장면, 극장 씬 등. 다시 말하자면 이런 순간들은 마르테가 화면에 등장했을 때만 발생하는 순간들이다. 마르테가 관여되지 않은 장면은 '마르테를 만나기 전 오프닝', '플래시백', '마르테를 만나지 않을 때', '마르테가 떠나간 이후'다. 공교롭게도 그 장면들은 '원래의 브레송' 같다. 미니멀리즘, 이미지와 사운드 각각의 개성, 과장되지 않는 감정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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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성인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엄격한 의식의 그도 흔들린다. 기성 예술의 문법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리고 본작을 봤다면 알겠지만 실제로, 브레송도 그런 방식으로 꽤 잘 한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은 그저 기존 문법의 답습이며 진정한 시네마토그라피가 아니다. <몽상가의 나흘 밤>의 이야기는, 안온한 현실에서 쉬운 삶을 지내기보단, 예술가는 스스로 고독한 몽상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예술의 발현의 측면에서) 낫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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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나흘 밤>은 예술가가 자신의 소신과 반대되는 인물로 인해 흔들리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브레송은 본작을 일컬어 비극이라고 칭하는데, 그 말은, 나라는 예술가는 결국 지금과 같은 길을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구나 라는 한탄과 자기반성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몽상가의 나흘 밤>은 가장 브레송답지 않은 듯한 외형을 가진 작품인 동시에, 브레송 자신이 투영된 예술가의 고뇌가 담긴 가장 브레송다운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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