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 달라진 것이 있음에서 출발한다. 우선 아이들이 없다. 그리고 주체가 바뀌었다. 전작에서 이슬라 누블라 섬의 주인은 명백히 인간이었지만, 본작에서 그 섬의 주인공은 공룡이 되었다. 그래서 본작은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가는' 모티프에서 시작한다. 본작은 조금 더 '재난영화'스러워졌다. 특히 한 씬을 꼽자면 '물탱크 롱테이크' 씬이 기억에 남는데, 굉장히 '튀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긴박감과 공포감, 현장감이 식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의 중반부를 지나면서 집에서의 소동극으로 변모한 것은 다소 아쉽다.
빌런인 밀스는 오웬과 클레어의 아픈 부분을 집요하게 건드린다. 공룡의 복종 능력을 입증해 준 오웬, 그리고 돈 때문에 인도미너스를 만들도록 허가해 준 클레어. 이들의 죄책감과 선택은 영화의 갈등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다만 이렇듯 흥미로운 대사를 내뱉은 빌런임에도, 부의 창출 이외의 다른 목표는 없어 보이는 단조로운 빌런임이 아쉽다.
결국 남는 것은 질문이다. 공룡도 생명이니 지키자는 의견이 있다면, 인도랩터는 공룡이 아닌 것인지, 그렇다면 죽여도 되는 것인지. 그 경계를 정하기는 어렵다. 자기처럼 살아있는 생명이니 어쩔 수 없다며 공룡들을 풀어 준 메이지의 선택을 이 영화가 어떻게 바라보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음악이 웅장한 것을 봐선 그녀의 선택을 '위대하고도 선한 선택'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지구를 혼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그 결정을 아름답게 꾸며내는 연출 의도에는 묘한 위화감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