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의 정령The Spirit of the Beehive

1973 · 빅토르 에리세 · 스페인
벌집의 정령 포스터
98분 · 드라마 · 판타지 · 12세 이상 · 출연 아나 토렌트, Fernando Fernán Gómez, Teresa Gimpera, Isabel Tellería · 음악 Luis de Pablo · 촬영 Luis Cuad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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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카스티야 고원지대의 이동영화트럭에서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본 5살의 아나는 영화 속 괴물이 사실 정령이라는 언니의 말을 믿고 괴물을 찾아다닌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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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에 갇혀 여왕벌의 횡포 아래 놓인 일벌들에겐 어린 순수마저 용납되지 않는다

<벌집의 정령>은 5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게 강렬한 이미지들의 감흥을 전달해주고 있다. 벌집을 형상화한 듯한 육각형의 창문 디자인 그 사이로 들어오는 황금빛의 미장센. 의미적으로 안나 가족의 그 집은 갇혀있는 벌집일 테지만, 역설적이라 말할 만큼 그 미장센에서의 미학은 아름답다 말할 수밖에 없겠다.

영화는 시간을 포착하여 카메라에 봉인하는 예술이고, 그 봉인된 시간을 가지고 관객에게 잔상을 남긴다. 오스트리아의 거장 미카엘 하네케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진리를 찾기 위한 초당 24번의 거짓이다." <벌집의 정령>은 인공적으로까지 느껴질 만큼 절묘한 아름다운 순간들이 가득한데, <벌집의 정령>은 그 인공적인 미장센을 통해 현실에서 밝혀내기 어려운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예술은 예술가에게 새로운 세계, 새로운 도피처를 제공한다.

전쟁의 마수는 별세계와도 같았던 그들의 공간에도 손을 뻗는다. 기차에서 뛰어내려 '괴물의 집'에 도피한 젊은 군인. 진정 그가 정령이라 믿은 안나는 그를 극진히 보살피지만, 하룻 밤 사이 젊은 군인은 사라진 채 핏자국만이 그 공간에 남았다. 어린 안나는 현실을 믿기 힘들어 도피했고, 그곳엔 정령 혹은 괴물이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은 현실에 지친 자들이 떠올린 형상화된 피난처일 것이다.

영화의 배경인 1940년은 독재 프랑코 정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던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가 만들어진 1973년은 아직 프랑코 정권이 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던 시기다. 어떤 이들에게 영화는 저항으로서의 수단이 된다. 호전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저항 정신을 예술에 녹이는 자들이 있는 한편, 미학적인 성취를 이루는 동시에 은유적으로 현실의 상흔을 살피는 자들이 있다. 한 편의 영화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는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을 것이다.

엔딩에 이르러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노란 빛이 아닌 흰 빛을 마주하는 안나. 그녀가 자신이 갇힌 벌집을 부디 깨부술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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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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