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오프닝은 이 영화가 가지는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부극의 세계관에선 목숨과도 같을 총을 바닥에 끌고 가는 이미지가 영화의 첫 장면으로 등장하고, 무법의 도시인 서부임에도 긴장 없고 팔자 좋게 잠이나 자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인다.
전통적인 서부극의 관습을 박살내는 수정주의 서부극엔 많은 영화가 있지만, 수정주의 서부극들이 최소한으로 가졌던 "미덕"마저 관심 없다는 듯 뭉개버리는 이 영화의 기개가 놀랍다.
튜니티의 행보가 특별한 점은 이 인물은 안티 히어로적인 '츤데레 정의'도 아닌, '의도치 않은 정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어이없을 정도의 결투 실력을 보여주기에 이 인물의 앞엔 고난조차도 없어 보인다. 숱한 위기와 고난이 가득한 여느 주인공들과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숫자로 밀리는 대립 상황에 처한 순간에도 "총은 치우는 게 어때? 아홉밖에 안되는데." 라며 형에게 제안하는 튜니티의 모습을 보면, 관객은 이 형제가 무참히 패배하리라는 생각을 쉽게 가질 수 없게 된다.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밀어라." 라며 외치는 몰몬교 집단 속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철학을 외치는 튜니티의 순수한 언행은 유쾌하다. 신의 말씀을 듣고 난 뒤 "He was damn right!" 라며 끄덕거리는, 대사를 이용한 개그씬들이 가득하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라."라며 충고하는 형의 말에도, "빈둥거리기는 것도 바쁘다."라며 코웃음치는 튜니티의 기약없는 낙관성은 영화 전체의 동력이 된다. 영화 후반, 최후의 결전이 닥치자 소령은 농부들의 정신마저 짓밟으려 하지만, 살인 없이 승리하는 법을 깨달은 몰몬교들이 주가 된 집단 맨몸 액션은 비장함 대신 유쾌함이 가득하다.
마냥 가벼운 이야기만을 다루진 않지만 이를 경직되게 끌고 가지 않는, 감독과 튜니티의 능력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