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의 액션은 강렬하고 파열음이 크다. 전방위적으로 뻗어나가는 에너지로 인해 다소 산만한 감이 있긴 하나 비단 충무로 내에서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묵직함과 대규모의 액션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완성해 낸 영화는, 그것도 액션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영화들을 제외한다면 흔치 않을 것이다.
<헌트>는 동림을 찾아 서로를 겨누는 첩보이자 동시에 두 주인공의 심리의 파장을 좇아가는 영화다. 3년 전 동경에서 자신을 감시했었던 조원식과의 순간을 떠올리는 박평호, 3년 전 광주에서 독재자의 극악한 학살이 이뤄졌던 현장 한가운데에 있었던 김정도, 3년 전 그들에게 있었던 일들은 현재 그들의 선택과 행동을 좌우한다.
분노와 열등감이 기저에 흐르고 소리없이 떠는,정우성은 이런 배역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이정재가 그의 절친에게 최고의 배역을 만들어준 것 같다. 감히 말하건대, 그의 경력 최고 연기 중 하나일 것이다.
매 순간 쉴 틈 없이 강강으로 흘러가는 이 흐름이 답답하고 아쉬운 부분이다. 템포 조절을 보다 기민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매 순간 모두가 안광을 내뿜으며 강렬히 부딪히니 관객도 경직된 채 감독이 강조하고자 하는 지점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있다.
그럼에도 데뷔작을 명백한 장르영화로 내놓았음에도 흥미와 완성도를 고루 챙긴 성과는 훌륭하다. 이정재 스스로가 붙여놓은 '동림'이란 이름처럼, 이정재는 과연 한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성장할 수 있을까. 데뷔작 <헌트>의 성공을 마주하니, 그의 차기작이 너무나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