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 1의 화면으로 설원을 담는다. 지독히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심도를 자랑한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8번째 영화인 <헤이트풀 8>은 다시금 <저수지의 개들>의 정신으로 돌아가, 세르지오 코르부치의 <위대한 침묵>애게 경의를 바치는 외피를 지닌 영화다.
<헤이트풀 8>은 타란티노의 영화 중 가장 '혐오'와 '정치'적 논쟁에 가까이 가 있는 영화다. '데이지 도머구'는 서슴없이 흑인을 조롱하고, 전직 미국 소령 '마커스 워렌' 은 계속해서 남부군을 깔보며, '남부군 변절자' 출신 '크리스 매닉스'는 흑인 혐오자 '샌퍼드 스미더스' 장교와 함께 살인병기 마커스를 증오한다. 이처럼 '미니의 잡화점' 안의 인물들은 인종과 정치, 국적과 성별에서 기인하는 수많은 논쟁들을 벌인다. 그래서, 미니의 잡화점은 사실상 <저수지의 개들> 속 그 무대이자, 사실상 전운이 감도는 한 순간의 전장이다.
한편 '미니의 잡화점'은 타란티노가 세상의 모든 혐오를 이곳에서 쏟아내라며 준비한 '혐오의 쓰레기통' 같다. 그 모든 분노를 이곳으로 모이게 한 다음, 다시 밖으로 쏟아내지 않은 채 이곳에서 모두 처리하자고. 그래서일까, (영화 속에서) 미니의 잡화점 안에 있었던 모든 이들은 이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했다. 미니의 잡화점은 '혐오에 쩔은' 이들의 공멸의 장소이다.
또다른 의미에서 미니의 잡화점은 그 혐오 속 아이러니로 가득찬 세상의 축소판이다. 자신의 '그것'으로 샌퍼드의 아들에게 치욕을 선사했던 마커스는 지하에 숨어 있던 '조디'의 총알로 인해 '그것'을 잃게 된다. 패거리의 '우두머리'였던 조디는 또 공교롭게 마커스에 의해 뇌가 날아간다. 초장부터 서로를 혐오하며 으르렁대던 마커스와 매닉스는 종국에 이르러선 서로를 가장 신뢰하게 된다."데이지를 데리고 끝까지 가겠다" 던 존 루스는 어이없게도 독이 든 커피를 마셔 도중 사망한다. 모두가 생존을 원했지만 생을 가르는 순간은 이처럼 우연이 좌우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