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오프닝은 로켓이 아닌 라쿤의 시점이다. 씬 스틸러 같은 코스모의 대사에서도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는 동물이라는 종족에 애정을 드러내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빌런인 하이 레볼루셔너리는 말하자면 '종의 진화'를 시도하는 인물이며, 그 무리한 본인의 욕심이 고지능의 동물들을 학대하는 인물이다. 동물들에 대한 연민의 시선, 거기에 그들의 우정과 연대를 그리는 것도 제임스 건은 놓치지 않는다.
가오갤 사가의 최종장인 만큼, 인물들의 사랑과 우정이 충실하게 들어가 있다. 인물들이 하나씩 지니고 있던 결핍의 지점들을 따스히 채워 주고, 마블의 팬인 동시에 가디언즈의 팬이었던 관객들을 향한 팬무비로서의 기능을 잃지 않는다. 감압실로 침투할 때의 그 재치는 (오랜만에 느껴 본) 이 프랜차이즈의 정수다. 가디언즈 세계관의 캐릭터들이 참 매력적인 인물상이라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토니 스타크가 없는 지금, MCU에서 유일하게 시니컬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가 바로 스타로드다.
아마도 시리즈 중 가장 액션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약한 편이 아닐까 싶지만, 그루트와 스타로드 둘만의 액션으로도 만족스럽다. 오히려 아쉬운 것은, 최종장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소위 오글거리는 감정적 신파가 가미된 것에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 영화는 과거를 닫는 영화이지 미래를 여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 MCU의 미래가 기대되는 영화는 아니기에, 이 영화는 <엔드게임>의 2번째 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