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모두가 저택에 모인 후 이어지는 코미디 앙상블이 기막히다. <게임의 규칙>은 영화라는 매체이자 장치가 어떻게 시작적인 'movement'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 정석을 보여준다. 설정된 공간을 카메라의 구도로 어떻게 활용하는지, 얽힌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충돌을 어떤 타이밍에 삽입하는지, 한정된 공간에 모인 인물들이 저마다의 액션을 선보이며 어떤 앙상블과 코미디를 만들어내는지.
<게임의 규칙>은 나사 빠진 코미디로 기억될지 모르겠지만, 엔딩의 비정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 모두가 속물이었지만 어쩌면 지나치게 순수한 탓에 본인의 속내를 가감 없이 밝혔던, 그곳에 어울리지 않았던 안드레. 우연히 불운하게도 그들의 커뮤니티 안에서 제거되는 안드레. 그 티눈을 제거한 다음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다. 안드레가 생각한 게임의 규칙은 '모든 행동엔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였지만, 그 세계의 진정한 게임의 규칙은 '절대 속내를 드러내지 말 것'이었던 것이다. 최고의 명성을 얻는 안드레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의 오프닝에서, 개죽음을 당한 안드레를 뒤로 하고 다시 저택으로 올라오는 귀족들의 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절묘하다.
물론 솔직한 마음을 밝히겠다. 이 영화는 명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를 뽑는 흔한 리스트에서 늘 최상단에 올라 있는 '걸작 중에 걸작'의 느낌만큼은 받지 못했다. 만신전에 오른 영화를 볼 때면 늘 두렵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처음 보자마자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임을 직감했고, <현기증>은 두 번째 보고서 비로소 깨달았고, <절멸의 천사>는 아직 모르겠다. 너무 많은 것을 읽어내려는 부담감 때문일까. 그래서, 이런 영화는 오히려 다음 관람 때를 기대하게 된다. 상술한 리스트들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여러 고민과 논쟁을 거친 결과물임에 대한 존중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