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에서 스테디캠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대상에게 바짝 접근할 수 없겠다는 묘한 거리감이 생김으로 인해 오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영화에서 은주가 실내를 걸을 때 사용되는 스테디캠은 대상과 공간에 초월적인 기운을 불어넣는다.그것에 더해 외딴 곳에 위치한 가옥. 치밀하게 배치된 벽지 등의 미장센. <장화, 홍련>의 세팅은 <샤이닝>을 연상케 한다.
메트로놈처럼 반복되는 시계 소리와 낡은 계단의 소리 등, 이미지적인 연출 이외에도 사운드의 강박적인 반복이 영화의 긴장감을 촘촘하게 만든다. 비주얼만큼이나 사운드가 큰일한 영화일 것이다. 다만 연출적으로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토록 우아한 빌드업의 점을 찍는 효과의 순간엔 일률적인 공포의 방식으로 일관해 그야말로 흐름을 깬다. 모티브로 사용되건 은유로 사용되건, C급 푸티지에서나 등장할 듯한 귀신이라니. 스타일은 좋지만 '순간'을 향한 강박에 사로잡혔달까.
이때의 임수정과 문근영 배우는 참 맑은 느낌이 있었구나 라고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특히 임수정 배우가 이 한 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폭넓은 연기폭은 대단했다. 염정아 배우의 커리어 사상 손꼽히는 연기도 언급하고 싶다.
짐작되는 반전이고 이야기의 밀도가 엄청나게 높은 형태의 영화는 아니지만 공포와 비극을 결합한 이야기가 좋다. 현실과 내면을 홀리는 후반부의 전개도 좋다. 무엇보다 엔딩의 형태가 기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