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엔 신화가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많은 경우가 인물들의 영웅담을 신화로 그리곤 한다. 이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속적인 성공 신화로 포장하지 않는다. 버디 무비의 형태를 보여주는 투톱 영화이지만, 주인공들의 사생활을 끌어내 주제를 흐리지 않으며 관객들의 감정적인 격랑을 유도할 간편한 기교를 부리지 않기에 모범적이다.
많은 언론 영화들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의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는 그 바위의 실체도 등장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훌륭한 언론 영화인 <스포트라이트>는 초반부터 권력의 실체를 마주시키지만 이 영화는 악의 실체를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닉슨의 모습은 자료화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춰질 뿐이다. 기자실 밖의 공간은 시종 어두운 공간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는 어스름의 영화이다.
영화에선 유독 주인공들을 잡을 때 부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드넓은 공간에 있는 둘은 외롭다. 그들이 쫓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이니까.
신문의 레이아웃을 연상케 하듯 포커스를 분할한 프레임들이 인상적이었다. 번스틴과 우드워드의 행동을 동시에 비추는 숏, 닉슨의 연설을 듣는 기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우드워드를 동시에 비추는 숏, 닉슨의 경선 당선과 우드워드의 타이핑을 동시에 비추는 롱 숏이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의 엔딩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다. 타이핑으로 시작해 타이핑으로 끝나는 수미상관의 자세도 인상적이거니와, 무엇보다 언론의 가장 큰 무기는 펜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위대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