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딘이 그녀에게 청혼하자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는 듯한 신디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영원히 철부지일 딘이었기에 어떠한 사사로운 판단 없이 그때의 신디를 품어줄 수 있었을 테고, 그런 자신을 품어준 딘이었기에 신디는 마치 죄책감과도 같은 미안한 감정이 내내 한켠에 있었을 테다.
<블루 발렌타인>은 감정의 영화다. 영화는 감정의 맥락을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배열한다. 우선 <블루 발렌타인>은 아스라하고 긴장감 있는 그들의 현재를 우선 제시한다. 그리곤 청춘의 감성인 그들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편집이 특이한데, 그들의 시선과 그들의 감정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연결해 나간다. 시간의 순서가 아니라 감정의 순서로 인한 편집. 그래서 이 영화는 한편으론 선문답의 영화처럼도 보인다. 영화의 플롯은 그들의 현재 이 감정의 원인을 과거로부터 추적해 파악해 나가는 플롯처럼도 보이며, 실제로 신디는 할머니와, 딘은 직장 동료와 사랑과 인간에 대한 문답을 나눈다.
<블루 발렌타인>은 이혼이란 임계점에 도달한 사랑이라 믿는 것 같다. 마치 사랑의 정점이 결혼이라면, 그 이후부터는 필연적으로 내리막이라는 것임을 말하는 것 같다. 신디와 딘은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 사랑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다시 그들을 공격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결혼식과 이혼을 교차하는 지독함까지. 그들의 사랑은 결혼으로 가는 동시에 이혼으로 가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