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의 형식과 주제는 분명 메타 영화적인 특징을 띄고 있다. 제프는 사각의 창문 너머로 이웃 주민들을 관찰하고, 제프가 창문으로 바라본 세상은 우리가 스크린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같게 되며, 이웃을 훔쳐보는 제프는 관객에 의해 스스로도 관찰의 대상이 된다.
제프의 "망상"은 관음이란 욕망에서 시작된다. 창문 너머에 거주하는 외판원 '소워트'가 아내를 토막살인 했을거라 의심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찾아간다. 망상이 실제 사실로 밝혀지기 이전까지 그의 이러한 행적이 사뭇 섬짓한 집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제프 자신이 바라본 소워트 부부의 관계가 자신이 리사에게 느끼는 권태의 감정과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프는 수상한 소워트의 행동을 일찍 간파했을 테고, 아니 혹은 소워트가 아내를 죽이기를 은밀히 희망하고 응원했을지도 모른다. 아름답고 당당한 그녀 리사는 자신에게 분에 넘치는 인물이라 평소에도 생각해 왔기에, 한편으로 제프의 이러한 망상은 기저에 존재하는 그의 열등감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소워트가 제프를 바라보는 장면, 소워트가 제프를 찾아오는 장면 이 두 가지 순간은 절대적인 관찰자 - 피관찰자의 관계로만 상정되었던 지금까지의 어떤 금기의 베일이 깨지는 쾌감을 선사해줄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안전한' 좌석에 앉아 타인을 관음하고 은밀히 범죄의 쾌락을 욕망하던 주인공 제프에 대한 하나의 엄벌처럼도, 또 이 모든 것을 그저 서스펜스 가득한 오락으로서만 소비하던 관객을 향한 계몽의 순간이라고까지 말하고 싶다.
영화 자체의 표피적인 것들로도 <이창>은 독창적이고 특별하다. 영화의 모든 순간이 제프의 방을 벗어나지 않는 대담한 형식적 시도가 그렇거니와, 모든 공간을 실제 제작함에서 나오는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마치 이 지점은 자크 타티가 연상되기도 한다. 쇼트와 역쇼트의 조합만으로 만드는 정서의 건축은 탄복을 금할 수 없겠고, 스텔라의 대사는 약 70년 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유쾌하다. 무엇보다 그레이스 켈리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이 영화에 담겨 있다. 아마도 <이창>은 히치콕의 가장 야심 가득한 작품 중 한 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