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라는 정말 유명한 고사성어에 가장 완벽히 부합하는 영화는 장예모의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비슷한 플롯을 지닌 영화들의 대부분은 그 이야기의 초반만 보더라도 영화의 태도가 이미 결정된 듯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의 행복한 장면이 등장할지라도 그 기저에 비극과 슬픔이 암시되어 있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한 영화에서 같은 톤을 유지한다.
<인생>은 행복한 순간에선 정말 충실히 행복하고, 슬픔의 순간에선 정말 다시 없을 듯이 슬퍼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행복을 보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으며 보이는 순간에 솔직해지면 된다. 그래서 <인생>은 매 순간 진실한 영화다.
공리의 연기엔 세월이 담겨 있다. 시간의 무게감, 켜켜이 쌓인 억척스러움. 공리의 이 대체 불가능한 '평범함'은 그녀를 그 시대에 박제된 인물 같이 느껴지게 한다. 특별한 히어로를 연기하지 않고 시대 속 평범한 누군가를 연기하는 그녀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존재감을 대체할 수 없을 거 같다.
한 해 전 있었던 첸카이거의 <패왕별희>와 함께 보면 더 좋을 영화. 이 시기 중국 5세대 영화는 정말 찬란하고 강렬하게 빛났다. 아마도 장예모의 최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