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장국영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의 일생과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일까, 영화 속 장국영은 온전히 데이였다. 장국영의 좋은 작품은 많지만 그의 최고 연기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이 영화를 택하고 싶다.
데이의 슬픔은 이곳 저곳에서 촉발되며 역사와 예술 사이에서 부서지고 지워지는, 복잡하면서 다층적인 인물인데 이를 하나하나 묘사하는 장국영의 연기는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시대의 파도 속의 예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헛손질만 하는 세상의 군것질일 뿐일까, 잘 모르겠다. 하여튼 예술은 아직도 살아있으니.
전반부는 예술 아래 던져진 한 소년의 정체성의 붕괴에 집중한다면 후반부는 굵직한 역사의 파도 속의 놓여진 인간을 다룬다. 양지에선 찬사를 받지만 음지에선 모욕을 받는 광대의 숙명 또한 놓치지 않는다.
중국에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의 영화가 나왔을까 싶어 찾아봤더니 역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곳에서 다시는 나오기 쉽지 않을 역작이며 분명한 걸작이다.
(여담으로 이 영화는 나의 최애작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였다.
다만 영화에서 주샨과 샤오쓰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조금 소모적이고 상투적인 경향이 있는 듯이 느껴져서 차마 만점은 못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