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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대생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그에게 반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늑대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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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의 본질이 양육과 독립이라면, 우린 모두 타인으로 인해 태어나고 타인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존재
내가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멀게만 느껴졌던 까닭은 어쩌면 근본적인 이유에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은 실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는 사람의 실제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어떤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나에게는 공감이 강하게 오지 않았고 혹여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조금의 판타지적인 이야기나 연출이 가미된다면 그야말로 나의 입장에서는 완전한 판타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영화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조금의 비현실적인 연출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으로 인해 굉장히 비현실적인 순간으로 변모한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나 본작은 소재 자체만을 비현실적으로 상정한 뒤, 연출이나 이야기는 현실적이기보다 더 현실적인, 그야말로 정제된 톤으로 러닝타임을 전개해 나간다. 그러니까 나에게 있어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의 근본적인 한계를 겸허히 수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애니메이션만이 만들 수 있는 순간을 만든 영화라고 느껴지는 것이다.
늑대인간과 인간이 사랑에 빠져 심지어 늑대인간들을 출산한다는, 텍스트로만 쓰면 상당히 기괴한 내용처럼 다가올 정도의 이 기이한 이야기를 초반부터 관객에게 훌륭하게 설득시킨 비결은 아마도 영화 초반의 포커스를 '순수 인간'인 하나에게 맞춘 것에 있지 않겠나 생각해보게 된다. 그저 '불치병이 있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젊은 엄마의 이야기' 정도의 평범한 이야기로 충분히 읽힌다는 것이 긍정적인 의미에서 인상적이다. 한 가정의 한 기둥인 남편을 잃었을 때의 처참한 현실은 구태여 별다른 감정을 첨가하지 않고서도 관객들의 심장에 꽂히며, 아이가 아플 때 동물병원과 소아과 중 어느 곳에 가야할 지 고민한다거나 애완동물 양육 금지라는 룰을 어긴다는 의혹에 고생하고, 접종 기록이 없어 아이들을 학대/방임한다는 의심을 받는 등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양육 이야기는 소재의 특성상 관객이 가질 수 있는 필연적인 거리감을 상당 부분 (혹은 모두) 상쇄시킨다.
하나의 이야기만을 담지 않고, 영화의 포커스를 하나에서 유키로, 유키에서 아메로 옮기는 과정도 탁월하다. 아메보다 먼저 학교에 입학한 유키는 처음으로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감각하기 시작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늑대의 본능을 억제하며 인간으로 성장하는 두 아이의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아메의 성장은 누나와는 사뭇 다르다. 학교라는 '인간'의 사회가 익숙하지 않으며 '진짜 스승'을 만나러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는 아메의 모습. 그것을 '엇나감'으로 보는 것은 어쩌면 위험한 시선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순전히 인간 중심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의 지인 중 정확히 2살 터울로 순서대로 3남1녀의 자녀를 두신 분이 계시다. 그 분께서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자식들 모두 제각각이라고. 모두 비슷한 모양새로 자라남을 원할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다. 자녀들은 모듈로 자라날 수 없다.)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대사 한 가지. 생겨난 문제를 두고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아메에게 그를 말리며 말하는 하나. "넌 아직 10살짜리 어린 애야! 늑대는 10살이면 어른이지만 넌......?!" 누나와는 달리 늑대로서의 자아가 우세했던 아메였지만 어쩌면 그때까지 엄마 하나는 그를 '늑대'보단 '아이'라 인식했었을 테다. 그랬기에 어쩌면 저 순간이 하나가 아메를 처음으로 아이 < 늑대로 인식한 순간이었으리라. 어쩌면 그러지 않길 바랬고 믿어왔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다 자란' 늑대인 아메를 더는 자신의 품 안에만 머무르게 할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첫 예감을 가진 순간이었으리라.
<늑대아이>는 유키의 성장 영화이자 아메의 성장 영화인 동시에 하나의 성장 영화다.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 쇼헤이라는 존재를 통해 유키는 성장해간다. 불완전한 가정을 가졌고, 자신만 아는 고민을 갖고 있는. 자신만 알고 있는 사실을 털어놓고도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유키의 말에,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며 비밀을 지켜주겠다는 말로 대답하는 쇼헤이. 처음으로 가족 이외의 존재에 의해 성장을 이루는 순간이자, 다시는 늑대의 모습으로 살지 않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의 길만을 가겠다며 결정하는 장면이기도 하겠다. 한편 아메는 미숙한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장성한 늑대의 모습으로 엄마 하나를 마주한다. 그들이 마주하는 그 순간에는 어떤 척력 같은 것이 느껴진다. 더이상 둘은 붙을 수 없다는 어떤 직감. 반대로 숲에 인력을 느낀 아메는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 주저 없이 자연으로 달려가려 하고, 헌신과 헌신으로 살아 왔지만 하나는 "엄마는 아직 너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어." 라며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하나도 이 필연적인 이별을 거부할 수 없음을 그 순간 짐작했으리라. 슬픔의 순간을 딛어야만 하는, 하나는 그 순간 놓아줌을 배운다.
'자연'적인 이야기이기에 날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비는 감정의 격랑을 담당한다. 본작에서 폭우는 말하자면 모두가 흩어진 시간, 말하자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힘을 잃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마치 좌우로 흐르는 강물과 같은 질감의 본작 작화를 비는 세로로 찢고 가르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폭우. 그래서 다시 햇빛이 비췄을 때 그들의 '극복'이 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마냥 사랑스럽게 지켜볼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영화지만, 특정 연령만을 타겟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지금껏 이 영화처럼 내 마음에 가까이 온 애니메이션은 없었다. 내 인생 최고 애니메이션.

























































































































































































































































































































































































































































































